あらすじ
-한국근대문학 단편선
서생원은 모든 것을 각오한 이상 조금도 주저하지 않고 멍석 위에 꿇어앉았다. 박서방과 구장은 서생원을 중간에 두고 양편으로 갈라섰다. 서생원은 멍석 위에 앉은 채로 땅 속의 수만 길 속으로 떨어지는 것같이 정신이 아뜩하였다. 이때이다. 대문을 발로 차는 소리가 나자마자 와지끈 하는 소리와 함께 대문짝이 떨어져 나자빠진다. 그러자 맨 앞에 덕쇠 그 다음으로 열댓 명의 청년 장년 노년의 헙수룩한 농군들이 살기가 등등해 가지고 몰려온다.
"저게 어떤 놈들이야?"
하고 늙은이들은 소리소리 지른다. 이것을 본 서생원은 전기를 통한 것같이 벌떡 일어나더니 덕쇠를 껴안고 그 넓은 가슴에다 얼굴을 파묻는다. 덕쇠는 서생원을 안은 채 그대로 있고 다른 사람들은 멍석을 한쪽으로 밀어 치우는 둥 널판대기를 뺏어서 팽개치는 둥 법석을 이루었다.
(중략)
"서생원을 무엇 땜에 볼기 치는 거냐?"
하고 외치자,
"어째 이놈!"
하더니 구장이 이 사람의 뺨을 잘팍 쳤다. 여기에 농군들은 더욱 살기가 등등하여져 마당은 수라장이 되고 말았다. 이런 중에도 서생원은 덕쇠를 붙들고,
"차라리 나를 죽여 주게."
한마디 겨우 하고서는 다시 얼굴을 덕쇠 가슴에 파묻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