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 사랑할 일이 없을 것 같던 친구가 나를 사랑한다니.
내 마음을 두고 사랑이 아니라던 네가.
“널 사랑하지 않는 거, 못하겠어. 어떻게 하는지 몰라. 알 수가 없지. 해본 적이 없는 걸.”
“착각이잖아. 날 사랑하는 줄 아는 거잖아. 우린 특별하니까 날 사랑하는 거라고 오해할 수 있어.”
“네가 어떻게 알아?”
목이 막히는 듯이 아서는 헛기침을 하고 메마른 침을 삼켰다. 노을을 등진 덕에 차오른 눈물을 들키지 않았다. 봄의 노을은 아름다워 시선을 빼앗으니까.
“나도 널 사랑하는 줄 알았어. 언젠가부터 너랑 같이 있으면 마음이 몽글몽글 거렸거든? 심장이 간지럽고, 그냥 웃음이 났어. 바보 같이.”
“왜…… 그게 사랑이 아니야.”
*
“황제를 사랑해? 너를 사랑하는 사람들을 버릴 만큼?”
아서의 초콜릿 눈동자가 이만큼 밝았던가. 이사벨라는 자신보다 훌쩍 큰 아서를 올려다보며 눈매에 호선을 그렸다.
이제는 그를 속이는 일이 숨을 쉬는 것보다 쉽다.
“맞아. 폐하를 위해서라면 왕국도, 가족도, 그리고…… 너도 버릴 수 있어.”
아니야. 그 사람을 사랑하지 않아.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 곁에서 멀어지게 만든 황제를 원망해.
내가, 이사벨라 오르티스가 버려지고 싶지 않은 단 한 사람에게 당신을 버릴 수 있다고 말한 나를 원망해.
“키스할 건데, 싫으면 피해. 밀쳐도 좋고.”
“너……!”
어떻게 피하겠어. 어떻게 널 밀쳐내. 다른 사람도 아닌 너인데.
부드럽게 하려고 노력했는데 거칠었던 걸까. 아서는 혹 그녀가 놀랐을까 급히 입술을 떼어냈다.
두 눈을 떴을 때 이사벨라는 시선을 옆으로 피한 후였다. 그녀는 급히 손으로 입술을 가렸다. 립스틱이 다 지워졌을 텐데 묘한 이물감이 느껴졌다.
“이래도 그 새끼하고 키스할 수 있어? 날 사랑하지 않아?”
#공작가의 사랑받는 막내, 이사벨라 오르티스
#왕국 제1기사단장, 아서 발렌슈타인
#우리 영원히 친구라면서 얼굴을 붉히는 이유가 뭐야?
#손을 잡고 같은 길을 거닐고 함께 시간을 보냈으면서 그 모든 것들이 사랑이 아니랬잖아
#후회물 같아 들어왔는데 웬 로코냐고요? 로코 묻은 후회물 함 잡솨봐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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