あらすじ
쓸모없는 D급 가이드, 신주하.
제대로 된 능력 하나 없이 숨죽이며 살아가던 신주하는 어느 날 S급 에스퍼 여우연과 엮이게 된다.
이제까지 단 한 번도 만족할 만한 가이딩을 받아본 적 없는 여우연은 이유를 알 수 없으나 신주하의 가이딩에서 만족을 얻고, 각인을 해달라는 것도 모자라 함께 던전에 들어가 달라고 매달린다.
D급이 S급을 감당한다는 건 정말 말도 안 되는 이야기.
하지만 여우연의 끝없는 구애에 신주하는 결국 던전에 동행하게 되는데….
***
여우연은 신주하의 다리에 머리를 붙인 채로 갸우뚱 고개를 돌려 신주하를 올려다보았다.
새까만 시선.
처음 이 눈을 봤을 때가 여전히 생생했다. 엉망진창으로 먼지를 뒤집어쓴 채 생기라곤 일절 없이 피곤에 절어 무감각하던 눈동자. 눈에 들어오는 그 무엇도 제 안에 담지 않을 것처럼 단단했던 시선.
하지만 지금은, 그때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다정하고 부드러웠다.
올곧게 닿아 오는 시선은 오직 신주하 하나만을 담아내고 있었다. 신주하 외에 중요한 건 없다는 듯이, 마치 신주하만이 자신의 세상인 것처럼.
그 시선을 받는다는 건 생각보다 더 가슴 떨리는 일이었다.
아. 이럴 수가.
심장이 터질 듯이 부풀어 오르는 것 같았다.
방금 전까지만 해도 이 마음이 반드시 사랑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던 사람은 어디 갔지? 신주하는 스스로의 변화에 도리어 놀라고 말았다.
사랑에 빠진다는 건, 사랑을 자각한다는 건 고작 한순간만으로도 가능했다.
켜켜이 쌓여 왔던 마음이 녹아내린 그 자리에 남은 게 사랑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