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오늘 과부가 될 예정이었다.
결혼과 암살 의뢰가 동시에 들어오는 경우는 흔치 않은데 이번 일이 그런 경우였다.
꽤나 난폭한 녀석이니 온 몸에 감아 둔 쇠사슬은 그대로 두겠다고도 했다. 묶여 있는 녀석을 상대하는 거니 별 부담은 없을 거라고. 식은 수프 먹는 것보다 쉬울 거라고도 했지.
하지만 죽을 놈이 이렇게 잘 생겼다는 말은 없었잖아!
***
“하려면 빨리 해.”
뭘 …… 빨리 ……?
“아까부터 땀 찬 손으로 계속 만지작거리는 그건 아테나가 갈아준 것 아니야?”
아테나?
“날이 제대로 선 게 사흘 밤낮은 갈았겠네. 우리 누님께서는 야무지기도 하시지.”
“누님?”
그러니까 칼을 갈아준 게 …… 누나야? 친 누나?
“널 여기까지 끌고 온 건 내 동생일 테고.”
동그래진 내 눈을 보고는 녀석이 심드렁하게 말했다.
“도망이라도 갈까봐 철문을 달아놓은 건 형이고 그 모든 걸 사주한 건 아버지고. 그 칼을 휘두르려고 들어온 건 내 아내라는 거잖아. 단합 한 번 끝내주는 가족이네.”
“너 나쁜 놈이야?”
내가 다짜고짜 묻자 녀석이 어이없다는 듯 말했다.
“갑자기 그건 왜 물어? 어차피 돈 받고 하는 일일 텐데?”
아무리 돈 받고 하는 일이지만 내게도 원칙은 있다.
“난 나쁜 놈만 죽여.”
“하아!”
그가 맑은 웃음을 터뜨렸다.
순간 알았다.
내 용병단 경력에 제대로 된 오점이 생기겠구나.
암살은 글렀다.
그냥 길들여야겠다!
[email protected]
*iStock의 이미지를 사용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