あらすじ
“리아야.”
쌍꺼풀진 깊은 눈매, 짙어진 다갈색 동공이 빛나자 리아는 그 안에 있는 광기밖에 보이지 않았다.
“봐.”
서늘하지만 부드러운 저음에 리아는 그 순간만큼은 자신이 알던 동욱인 것 같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흥미를 담은 눈빛에 리아는 아랫입술을 꾹 짓눌렀다.
“저항하지 마.”
나긋하지만 강압적인 어투에 리아의 눈빛이 흔들렸다. 그가 두렵고 무서워졌다. 처음 봤을 때처럼 공포감이 그녀의 몸을 덮어 가고 있었다.
“도, 동욱 씨.”
“죄책감 갖지 마. 마음도 약해지지 마. 너는 네 부모님 복수할 생각 해. 더러운 건 내가 깨끗하게 다 치워 줄 테니까.”
리아가 괴로워하는 걸 보면서도 동욱은 희열감에 차올랐다.
그녀가 저로 인해 괴로워하고 슬퍼하는 게 짜릿할 정도로 쾌감이 든다.
그녀가 저를 걱정하는 걸 보면 아픈 척이라도 하고 싶어졌다. 그녀는 그런 재주를 가졌다. 그렇기에 동욱은 리아 앞에서는 꽤 신사적이고 조신한 척 굴었다. 좋은 사람으로 보는 그녀의 시선이 좋아서 좋은 사람인 척했다.
그녀가 제 모든 모습을 이해하고 받아들여 주기를 바랐다.
동욱은 확신했다.
그녀라면 자신이 더러운 오물이라는 걸 알아도 받아줄 것이라는 걸.
세상에 이렇게 사랑스러운 존재가 또 있을까.
그녀의 신경 세포 하나하나가 다 저를 위해서만 존재하는 거였으면 좋겠다.
“우리 공주님은 꽃길만 걸어.”
동욱이 말을 끝마치면서 입술을 벌려 리아의 입술에 포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