あらすじ
선결혼후연애/계약결혼/다정여주/상처여주/회피여주/여주한정다정남주/계략남주/집착남주/소꿉친구/회귀물
"내 생각엔 우리가 결혼하는 것도 괜찮을 것 같은데."
내가 지금 무슨 말을 들은거지? 머리가 띵했다.
"생각해보니까 나쁘지 않은 것 같아. 나도 네말을 들으면서 나란 인간에 대해서 잠시 생각해봤거든."
"뭐, 뭘?"
"나는 어떤 여자를 만나도 사랑이 느껴지질 않아. 그리고 한 여자에 만족하지 못하는 게 확실해. 그런 내가 제대로된 결혼생활을 할 수 있을까? 나를 이해해주지 않는다면 결국은 끝이 좋지 않을 거야."
그건 맞는 말이었다.
끝이 어떻게 됐는지는 그 누구보다 내가 잘 알고 있었다.
"그렇다면 너와 나는 친구지. 맞지?"
"응... 그렇지."
"너는 나를 전혀 남자로 보지 않으니까."
그것도 맞는 말이었다.
나는 제이든을 남자로 좋아하는 게 아니라 사람으로 친구로 좋아했다.
"너는 내가 여자들을 만나고 다닐 때 질투를 안 해. 그리고 오히려 날 걱정하지."
"당연하지. 친구끼리 질투를 왜 해."
그 점에 있어서는 나는 다른 누구보다 당당할 수 있었다.
"그리고 잘 생각해봐. 너는 너희 집에서 나오고 싶어서 결혼이 하고 싶다고 했어. 근데 그 상대방이 파렴치한이나 변태일 수도 있을 거라고 생각 안 해봤어?"
어쩐지 하는 말마다 제이든은 다 맞는 말만 하고 있었다.
거기다 지금까지는 자각하지 못했지만 제이든 덕분에 이제는 불안요소가 생겨 버렸다.
"근데 봐봐. 너는 날 잘 알아. 내가 변태 같아?"
"아니."
뭐 제이든의 성적인 부분을 내가 알진 못하지만 아닐 것 같았다.
"내가 파렴치한 같아?"
"아니."
"그럼 네가 결혼하기에 내가 안성맞춤 아니야?"
듣고 보니 그랬다. 내가 찾던 남편감이 바로 앞에 있었다.
"에일린."
제이든과 눈이 마주쳤다.
"생각을..."
"생각할 게 뭐가 있어."
제이든 답지 않게 나를 재촉했다.
나는 제이든의 재촉에도 꽤 긴 시간 고민하다가 입을 열었다.
"그럼 계약서를 쓰자."
"계약서?"
"응. 친구지만 확실히 해야지."
오랜 시간 동안 심사숙고 한 끝에 내가 내린 결론이었다.
"무슨 내용으로?"
"둘 중 한 사람에게 사랑하는 사람이 생긴다면 즉시 이혼해 줄 것."
그 순간 계약서의 내용을 들은 제이든의 얼굴이 여느때보다 서늘하고 험악하게 굳어 있었다.
***
"나랑 얘기 좀 해."
"아니 나부터 할게. 아까 진짜 부부가 아니라고 한 말, 무슨 뜻이야?"
"응?"
"우리가 진짜 부부가 아니라며."
"그거야 우리는 계약을 기반으로 결혼했잖아."
"계약이라..."
제이든이 그렇게 말하면서 헛웃음을 흘렸다.
"우리 계약이 뭔데."
몰라서 묻는 건 아닐 거라고 생각해 나는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은 채 그를 응시했다.
"에일린."
제이든이 내 이름은 무섭도록 다정하게 불렀다.
"응."
"에일린 네가 단단히 착각하는 것 같은데 우리는 부부야. 그리고 너는 내가 놓아주지 않으면 절대 시크러스라는 성에서 못 벗어나. 내가 그렇게 놔두지 않을 거니까."
제이든이 잔뜩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 계약 나에게는 쓸모가 없어. 왜 그런지 알아?"
계약이 쓸모가 없다니, 그렇다면 왜 계약을...
"나는 너 외에는 누굴 한 번도 사랑해 본적이 없거든."
"날...사랑한다고?"
지금 내가 무슨 소리를 들은 거지?
"그래."
"지금...친구로서 말하는 거지?"
갑작스런 큰 충격에도 나는 제이든이 날 친구로서 사랑한다는 거라고 말한 거라고 간신히 스스로 이해시켰다.
그래서 한줄기 희망을 붙잡고 제이든에게 물었다.
"아니."
하지만 돌아온 대답은 내가 원한 게 아니었다.
"제이든 이러지마. 우린 친구잖아."
"나에게 넌 친구가 처음부터 친구가 아니었어. 과거에도 현재에도."
그렇게 말하는 제이든은 마치 그가 하는 말이 모두 진짜인 것처럼 진지한 표정을 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