あらすじ
“개새끼한테 가고 싶다는 말로 들리는데.”
자신이 내뱉은 말에 제나의 미간이 찌푸려졌다. 얼굴에 감정이 다 드러난다.
그가 사는 세상에는 좀처럼 없는 일이라 단이 입가를 슬쩍 비틀었다.
“난…….”
“아님 갈 곳이 있나?”
제나의 말을 싹둑 자른 그가 손을 들어 셔츠 단추를 천천히 풀었다.
갈 곳…… 정곡을 찔린 제나가 입술을 물었다. 없다, 갈 곳은. 이제 제나가 갈 곳은 어디도 없었다.
제나는 그의 탓도 아닌데 그를 보며 눈에 힘을 주었다.
단은 금방이라도 물기를 쏟아낼 것 같은 제나의 말간 얼굴을 보자 조금 전까지 있었던 두통이 사라지는 기분이 들었다.
“왜 도와주신 건데요?”
그녀의 물음에 그의 눈썹이 스윽 올라갔다. 그에게서 나는 묘한 체취에 머리가 어지럽다.
시린 그의 눈빛을 감당하지 못하고 제나가 시선을 그의 목덜미로 내렸다.
가슴께까지 벌어진 셔츠에서 그가 손을 뗐다. 그 손이 허리에 짚는 걸 제나의 눈동자가 따라갔다.
“빚은 갚아야지.”
#발정난개새끼로만들어놓고
#네가왜울어
#환장하게씹으면서울면
#꼭지가돌아
[미리보기]
“안 깨는 게 좋았을 텐데.”
낮게 깔리는 목소리가 위협적이었다. 말을 하고 싶어도 목구멍이 꽉 막힌 듯 소리가 되어 나와 주지를 않았다.
단은 처음부터 잠든 적이 없었다. 씩씩거리며 자신을 노려보던 제나의 숨소리가 점점 고르게 퍼진다고 느꼈을 때 그녀의 팔이 단의 가슴을 안았다. 그리고 곧 다리로 커다란 곰 인형이라도 안듯 그의 허벅지를 감고 몸을 바짝 붙여왔다.
살면서 그가 당황했던 적이 몇 번이나 될까. 단은 제나의 행동에 답지 않게 인내심을 발휘했다.
“흐흠, 그…… 잠버릇이…… 미안해요.”
말도 목소리도 매끄럽지 않았다. 몸에 힘을 줘도 그의 몸은 단단한 바위처럼 꿈쩍도 안 했다.
가슴을 가로질러 있던 묵직한 팔이 움직이더니 그가 손으로 제나의 목덜미를 나긋하게 움켜쥐었다.
그의 손짓 한 번에 목이 꺾일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에 제나의 맥박이 미친 듯이 뛰었다.
“너한테서 달달한 향이 나.”
엄지손가락이 목덜미를 부드럽게 쓸었다.
“씹으면 단맛이 입안에 퍼질 것 같아.”
서, 설마 죽여서 먹겠다는 말은 아니겠지? 제나의 커다래진 동공을 보며 그가 피식 한쪽 입술 끝을 올렸다. 웃는데 소름이 돋았다.
“먹는 방법이 그거 한 가지뿐일까.”
단이 하얀 목덜미를 보며 제 아랫입술을 슬쩍 혀로 핥았다. 마치 드라큘라가 피를 빨아먹기 직전의 모습 같아서 모골이 송연해졌다.
손에 착 감기는 살결의 감촉에 사나운 동물적 욕구가 치밀었다. 달달한 향내가 나는 몸을 잘근잘근 씹어 지독한 쾌락에 길들이고 젖은 눈망울도 젖은 보지도 오로지 그에게만 벌리게 하고 싶은 충동. 단의 본능이 위험하게 폭주하려 했다.
“……제발.”
제나의 눈꼬리가 붉어지고 붉어진 길을 따라 눈물이 툭 떨어졌다. 그가 혀를 내밀어 그 눈물을 농밀하게 핥았다.
“벌써부터 울면 어떡해. 이러면 사내새끼들은 더 좋아해, 제나야.”
반만 쳐진 커튼 사이로 희뿌연 빛이 스며들었다. 그 빛에 단의 얼굴이 푸르게 빛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