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번이고 플레이해서 모든 엔딩을 다 본 역하렘 게임에 빙의했다. 공략법도 다 외우고 있었다.
“아싸, 최애랑 행복한 연애 생활을 즐겨볼까?”
게임속 여자주인공 엘라 에버그린. 공녀라는 신분에, 제국 제일의 미라고 불리는 여자.
인 줄 알았다.
하지만 나는 엘라에게 몰래 독약을 먹인 하녀1에 빙의했다. 젠장!
꼭 원작대로 살라는 법은 없잖아?
여자주인공이 아니라고 남자주인공이랑 이어지지 말라는 법 있나?
나는 내 최애랑 행복할거다!
엘라의 병도 고쳐주고,
남 모를 상처를 가진 황태자의 마음도 보듬어주고,
바람둥이 갱생시켜 사이좋게 지내면서, 최애 기사단장과 행복하게 살아야지!
***
“나는 엘라를 위한 유리온실을 만들고 거기에서 프로포즈를 했어.”
황태자 테오가 말했다.
“전 제 생일 날이었습니다. 엘라만을 초대한 후작저에서 프로포즈 했습니다.”
소후작인 칼릭스가 머리를 마구 헝클였다.
“저는 북부 토벌을 다녀온 뒤, 바로 공녀님을 찾아갔습니다. 그리고, 공녀님께 반지를 건넸죠.”
오웬이 그립다는 표정으로 애처롭게 입꼬리를 올렸다.
나는 입을 틀어 막고서 셋의 이야기를 듣고 있었다.
세상에, 각자의 해피엔딩을 기억하고 있는 남자캐릭터들이라니?
나는 그제서야 내가 빙의 전 봤던 핸드폰 화면을 떠올렸다.
‘초기화 오류.’
설마, 잘못 본 게 아니었다고? 정말로 초기화가 안 됐단 말이야??
***
“에…그러니까, 길드장님 맞죠?”
나는 천천히 고양이 가면을 벗은 남자를 바라보았다. 게임 상에서는 볼 수 없던 가면 아래 얼굴은 숨을 멈출 만큼 잘생겼었다.
“맞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귀한, 나의 손님.”
진득한 눈빛이 나를 훑더니 이내 정말 소중한 것을 대한다는 듯 내 손등에 입을 맞췄다.
“제가 지켜드릴테니 걱정마세요.”
게임 속에 없던 캐릭터까지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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