あらすじ
한 해 늦게 들어간 중학교, 교복을 입은 날은 단 석 달뿐
집안 형편이 어려워 남들보다 한 해 늦게 들어간 중학교 입학식 첫날. 관의의 중학교 생활은 전교생들이 보는 앞에서 생활지도 선생님한테 뺨을 맞는 일로 시작되었다. 그러나 학교를 가는 날도 잠시뿐, 농사일이 한창일 시기에 일손이 없다고 멀쩡한 논을 그냥 묵힐 수는 없기에 관의는 학교가는 것을 그만두고 농사일을 시작했다. 지게질도 어설프고 낫질도 서투르지만 농사를 짓기 시작한 관의는 그렇게 고생해서 키운 벼를 거두어 쌀을 팔기 위해 나간 읍내 장에서 퇴학을 당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학교를 그만둔 뒤 모든 게 달라진 생활. 관의는 그 시간들을 어떻게 살아낸 걸까?
몸으로 일하고 몸으로 배우는 공부
“학교에 다녔다면 중학교 3학년인 그해 내가 다닌 학교는 성환 이발소, 배추밭 그리고 시장이었어. 이발소 아주머니와 아저씨, 날 위해 쑥쑥 커 준 고마운 배추, 그리고 날 믿고 벌레 먹은 배추를 사 간 분들이 모두 내 담임 선생님이었고.” (본문 100쪽 가운데)
교실에서 교과서로 공부하는 학교는 다니지 못했지만, 관의한테는 길거리가 학교고, 일터에서 만난 사람들이 선생님이다. 시험에 나오는 것만 배우고 시키는 대로만 하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 다양한 방식으로 세상을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을 온몸으로 부딪쳐 가며 깨우친다. 관의가 온몸으로 배운 세상, 관의가 다닌 길 위의 학교는 논과 밭, 이발소와 공사장, 골목 시장까지 다양하다.
- 농사짓기: 농사를 지으려면 땅부터 갈아엎어야 해. 소가 없어서 어떻게 땅을 갈아야 하나 걱정을 많이 했는데 아랫마을 오 씨 할아버지가 소를 빌려 주셨어. 소 모는 방법도 가르쳐 주셨지. 소고삐를 몰고 쟁기로 땅을 가는 건 생전 처음 해 보는 일이야. 소는 입마개를 씌웠는데도 논두렁만 보면 풀을 뜯느라 딴짓을 해. 쭉 앞으로 가기는 가겠어. 그런데 끝까지 가서 되돌아서야 하는데 소를 돌려 세우는 게 쉽지 않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