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금 엔딩으로 끝나는 피폐물에 빙의했다.
하지만 나는 비중 하나 없는 일개 조연일 뿐!
"응. 나는 쟤들이랑 안 엮여."
돈도 많고 머리도 좋은 조연이 되었겠다,
내가 나사 빠진 주인공들과 엮일 일은 '절대'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어느 날.
기억을 잃은 흑막이 내 침대 위에 쓰러진 채로 발견되기 전까지는.
* * *
분명 기억만 찾아주고 발을 빼려 했는데,
"괜찮아, 리에나. 나를 떠나도 돼."
제더가 뒤돌아선 나를 끌어안았다.
".....다시 되돌리면 되니까."
귓가에 맴도는 낮은 숨소리엔 욕망이 서려 있었다.
"나는 너를 기억하는 채로, 너는 나를 잊은 채로."
"그렇게 다시 이어지는 거야. 우리 둘 사이에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애틋하게 이어지는 사랑 고백이 마치 저주처럼 들려와서, 나는 아무런 저항도 할 수 없었다.
'큰일 났다. 진짜로 큰일 났다.'
아무래도 나, 제대로 엮여버린 것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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