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감 없는 엑스트라 빙의 생활 8년 차.
손꼽아 기다리던 원작이 완결난 바로 다음날, 멀쩡하던 서브 남자 주인공이 돌아 버렸다.
“라체시스 데아테 양. 저와 결혼해 주십시오.”
“네? 저요……?”
그것도 아주 댕글!
미친 게 아니라면, 여주밖에 모르는 지고지순 다정 헌신의 대명사인 서브 남주가 내게 이럴 리 없다.
‘여주를 위해서 목숨도 바치려고 했으면서!’
아무리 내 취향의 서브 남주여도 찐사랑이 따로 있는 남자와 결혼할 수는 없는 법!
“저는 공작님과 결혼하기 싫은데요.”
“그럼 어쩔 수 없죠.”
내 단호한 거절에도 카데닉은 당황하지 않고 입꼬리를 올렸다.
“저는 첩의 자리도 좋습니다”
“……네?”
“정식 남편을 맞게 되어도, 매일 밤은 나와 보내는 겁니다, 라체시스.”
아주 음험하게.
*
다정하다던 서브 남주의 천성이 도대체 언제 이렇게 타락한 걸까?
어쩔 수 없다며 구혼을 포기한 것처럼 굴 때는 언제고.
카데닉은 내게 틈이 보일 때마다 달콤한 유혹의 말을 흘리다 못해,
내 위기를 서슴지 않고 자신의 기회로 이용했다.
"내 도움이 필요하지 않아요, 체시? 나라면 그 누구보다 당신에게 도움이 될 텐데."
나의 대답은 정해져 있었다.
“……좋아요. 해요, 결혼. 대신 계약 결혼으로!”
근데 이거, 정말 '계약' 결혼 맞는 거지?
갈수록 카데닉의 집착이 심해지는 것처럼 보이는 건…… 내 착각이겠지?
“……체시. 제발 내 곁을 떠나지 마.”
……아무래도 착각이 아닌 것 같다.
도대체 저한테 왜 이러시는데요, 서브 남주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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