あらすじ
“약한 놈은 강한 놈에게 잡아먹히는 법이다.”
아버지는 늘 그렇게 말씀하셨다.
아버지의 취미는 투견이었다.
어느 한 쪽이 죽을 때까지 멈추지 않는 투견.
그건 개에게만 해당하는 건 아니었다.
아버지는 가끔 사람을 개처럼 부리며 투견을 즐기곤 했다.
어느 한 쪽이 죽을 때까지.
한 쪽이 피투성이가 되어 죽어 가는 걸 보며 아버지는 박수를 치며 즐거워했고 어린 연주는 그걸 옆에서 구경했다.
어느 날 아버지의 철창 안에 새로운 인간 투견들이 들어왔다.
그 개들 중 한 명은 다른 개들과 달랐다.
그 개는 싸움에서 항상 이겼다.
늘 이기는 개.
연주의 눈길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피투성이의 젊은 남자.
늘 이기는 남자.
다른 상대들을 잔인하게 제압하는, 투견 같은 남자.
외딴 곳의 저택에 갇힌 채로 밖으로 나갈 수 없는 연주에게 있어서 그 남자는 관심을 둘 수 있는 유일한 대상이었다.
어느 날 아버지가 집을 비웠을 때 연주는 그 남자를 가둬 둔 지하로 내려간다.
“남자와 그 짓을 해 본 적이나 있어? 네 아버지는 널 평생 여기 가둔 채로 내보내지 않을 거야. 너도 알고 있지?”
철창 안에 갇힌 남자의 유혹.
철창을 열어주지 않으면 안전할 거라고 믿은 연주는 철창을 사이에 두고 그 남자에게 제 몸을 허락한다.
그렇게 해서 시작된 철창의 유희.
철창 밖으로 뻗어 나온 남자의 손이 연주를 만지고, 연주는 아버지가 투견으로 부리는 남자의 성기를 제 몸에 받아들인다.
그런 식으로 은밀한 관계를 이어 가던 어느 날, 남자는 연주에게 속삭인다.
“같이 도망치자.”
달콤한 유혹이었다.
그러나 그 유혹에 넘어가 철창을 열어 준 순간 남자는 갇힌 투견에서 사나운 맹견으로, 들개로 변했다.
아버지를 죽이고 저택에 불을 지른 남자는 연주에게 손을 내밀었다.
“같이 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