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회남주/도망여주/네임버스]
“로지. 잘 지냈나?”
하필 내가 모시는 로지 글렌타인 아가씨가 대공의 네임 상대로 지목받았을 때.
“당분간은 백작가의 사용인에 변동이 없었으면 하는데.”
굳이 고귀한 각하가 나서서 백작가 사용인의 퇴직을 틀어막았을 때.
“글렌타인 영애, 하녀를 잘 두었군. 충정에 감복했어.”
미천한 하녀의 같잖은 옹호에 그 냉혈한이 아가씨의 말실수를 너그러이 넘어가주었을 때.
“하, 고작 이건가?”
아니, 하다못해 내 부상을 보고 대공이 눈이 돌아 격분했을 때라도….
“반가워, 로지 아르웰.”
“이거, 놔…!”
“이제 백작가 하녀 나디아는 없는 거야.”
알아차렸어야 했다.
이건 전부 함정이고, 저 빌어먹을 남자는 처음부터 알고 있었다는 걸.
***
도망치고 또 도망쳤다.
“넌… 나에 대해 남은 것이 단 하나도 없나?”
고고하고 오만하던 남자의 얼굴이 한없이 일그러질 때까지.
난 성가신 존재를 대하듯 찡그린 얼굴로 답했다.
“착각하지 마세요, 각하. 지금 당신은 내게 아무런 의미도 되지 못해요. 그저 귀찮은 족쇄일 뿐.”
당연하다. 내 몸엔 대공의 네임이 없거든. 그리고 되도록이면 앞으로도 그랬으면 한다.
“각하가 제 목숨에 위협이 될 거라 판단되면 당장 물약을 붓고 도망갈 거라는 걸 알아두세요.”
“…그 말은, 지금은 내 곁이 안심된다는 뜻인가?”
“그게 아니라, 하…….”
아무래도 네임은 사람을 여러모로 이상하게 만드는듯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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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변경하였습니다.(구: 내 과거 세탁을 대공이 방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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