あらすじ

달이 사라진 그믐밤이면 그것이 꿈에 나온다. 한 쌍의 보름달 같은 그것에는 세로로 찢어진 동공이 나 있다. 고양이도 낮에는 동공이 세로로 길게 찢어진 칼 눈이 되지만, 그것에 난 동공은 고양이보다 더 길고 가느다래서, 흡사 눈알을 반으로 가르고 있는 모양새이다. 파충류의 눈, 그러니까 꼭 뱀눈 같다. 설아가 눈을 깜빡이자, 그것 역시 눈을 깜빡였다. 아니, 깜빡인 게 아니라 얇은 피막이 눈동자를 덮었다가 벗겨지며 호기심을 드러냈다. 그때부터였던 거 같다. 내면에 똬리를 틀고 있던 무언가가 깨어났다. 주체할 수 없는 이상 성욕이 솟아났다. *** 그것이 두 눈이 움직였다. 그리고 다음 순간, 가랑이 사이로 촉촉한 무언가가 파고들었다. 목소리를 낼 수도, 몸을 움직일 수도 없는 그녀는 촉각을 곤두세우며 제게 일어난 일을 파악하려 애썼다. 부드러우면서도 표면이 까끌까끌한 그것은 뼈가 없는 연체동물같이 유연하게 움직이며 다리 사이를 스쳤다. 꼭 아주 길고 커다란 혀가 다리 사이를 핥는 거 같았다. 뱀은 혀가 두 가닥으로 갈라진다고 했었나. 끈덕진 혀끝이 표피 사이에서 질척거리며 성감을 돋구었고, 또 다른 갈래는 음부의 양 날개 틈을 파고들어 누구도 들어간 적 없는 구멍 근처를 배회했다. ‘싫어, 이런 건 정말 싫어! 이렇게 당하는 건 정말 싫다고!’ 거부감을 느끼는 머리와 달리, 쾌락점을 자극하는 그것의 움직임에 속도가 붙으면서 몸은 점점 달아올랐다. 누군가에 의해 자극받는 건 스스로 몸을 자극할 때와는 차원이 다른 쾌감을 자아냈다. 그것의 혀가 닿을 때마다 머릿속에 불티가 튀었다. 마치 전기로 뇌를 지지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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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IDI
RIDI2023/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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