あらすじ
“원한다면 내, 널 기꺼이 안아주마.”
운의 말이 가슴 깊숙이 가시처럼 박혀들었다.
차갑게 얼어붙은 그녀의 속옷고름을 풀었다.
겹누빔으로 만든 가슴 띠가 드러났다.
가슴을 한 번 둘러 가슴 앞으로 매듭을 지은 여인의 속옷이었다.
그가 거친 손길로 매듭을 잡아 당겼다. 가슴 띠가 스르륵 힘없이 아래로 흘러내렸다.
목련꽃보다 더 희고 탐스러운 꽃망울이 드러났다.
눈을 감았던 가비가 눈을 떴다.
그리고 제 어깨 뒤에 앉아 있던 그에게 당당하게 시선을 맞추었다.
“해볼 테면 해보라는 눈이구나.”
그녀의 도전적인 눈빛이 운을 더 자극했다.
그가 어깨의 상처를 보던 손으로 목련꽃 꽃망울처럼 소담스러운 가슴을 손에 가득 쥐었다.
그러고는 그 모양이 이지러지도록 힘을 주었다.
흐음!
가비가 신음을 참아내려 입술을 앙다물었다.
아프기도 했지만 급작스레 머리가 쩡하고 울리는 낯선 기억에 다시 눈을 감았다.
그때였다. 운이 그녀의 목덜미에 아프게 입술 자국을 새겨 넣었다.
그녀의 등을 안은 운의 손이 가비의 중심부로 내려갔다. 그녀도 모르게 탄성이 터졌다.
수치감과 정욕이 한꺼번에 밀려들었다.
사내의 품에 안겨 가슴을 전부 드러내고 양 다리를 활짝 벌려….
----------------------------------------
생의 모든 것을 기억하는 고통스러운 삶을 사는 조선의 왕자, 이운.
그리고 지난 삶의 모든 것은 잊고 자신의 운명을 헤쳐 가는 여인, 은목의 운명 같은 연모 이야기. ‘꽃이 되어 나빌레라’
춘추관 편수관인 신용하에게는 두 아들이 있었다.
하지만 그 형제에게는 비밀이 있었으니…….
1784년 갑진년 겨울
신은목, 신용하의 안채에서 쌍생아로 태어났다. 그것도 성이 다른 남녀쌍생아였다.
불과 3년 전, 노론세력은 소론세력이었던 중전 심 씨를 궁지로 몰아넣기 위해 그녀의 남동생이 낳은 세쌍둥이를 불길한 재난의 현상이라며 역당으로 규정한 전례가 있었다.
신용하는 결단을 해야 했다. 산파는 동이 트기 전에 아이를 내보내야 한다고 재촉하고…….
살을 에는 추위 속에 핏덩이는 결국, 어린 여종의 품에 안겨 마을 어귀 당 나무 아래 버려졌다. 하지만 그곳에서 운명이 맺어졌다. 피접(避接) 길에 나선 중전 심 씨와 세 살 원자와의 만남.
중전 심 씨는 원자의 버선 대님을 떼어 핏덩이의 손목에 묶어주고, 여종에게 핏덩이를 안겨 집으로 돌려보낸다. 그로 인해 세상이 알아선 안 되는 비밀을 간직한 남매는 실과 바늘처럼 우애 좋은 형제로 자라난다.
1800년 경신년 6월
왕의 유일한 적장자 은평 대군 이운이 늦은 나이에 관례를 치르게 된다. 그러나 따분한 관례예식을 벗어나 저잣거리로 나간 운과 은목은 안경 하나를 두고 내기를 하게 되고 이는 두 사람의 운명의 시작이었다.
하지만 곧, 은목은 왕의 죽음과 함께 그녀의 모든 것과 기억마저도 다 잃게 되는데…….
자기가 본 모든 것을 다 기억하는 능력,
아니 저주를 갖고 태어난 왕의 아들이 있었으니…….
이운, 조선 22대 임금의 유일한 적장자로 5살에 봉작을 받았으나, 7살 되던 해 어머니 중전 심씨가 한 궁녀의 고변에 목을 매게 된다. 어머니의 죽음과 함께 세자책봉에서 밀려나 사가로 나간 그에게는 비밀이 있었다.
그것은 생에 일어난 모든 일을 빠짐없이 기억하는 것. 그것은 그에게는 뼈를 깎아내는 고통이었다. 허나, 자신을 기른 유모 오 씨와 자신에 대해 모든 것을 알고 있는 유일한 벗 윤무와 살며 성장한다.
1800년 경신년 6월 19살이라는 아주 늦은 나이에 관례를 치르게 된 그는 감옥과 같은 양화궁을 벗어나 저잣거리로 향하고, 그곳에서 운명적인 그녀, 은목을 만난다. 그러나 그녀가 사내인 줄로만 알고 티격태격 싸우지만, 거스를 수 없는 운명의 소용돌이 속으로 함께 빨려 들어가고 만다.
그리고…… 조선의 태양이었던 아버지의 죽음과 동시에 찾아온 커다란 불행은 그를 나락으로 떨어트리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