あらすじ
김인정, 『연화검, 혹은 흩날리는 티끌』
“두더지는 실패했다. 그러나 너구리에게는 수가 있었다.”
신선이 되려는 너구리, 어느 날 아씨의 소원을 들어주러 길을 나선다
인간 세상의 고독을 해학적으로 그려낸 한 편의 옛이야기
여우, 호랑이, 해오라기, 두더지, 풍뎅이, 잉어… 그 누구 하나 이루지 못한 꿈이 있었으니 그건 바로 신선이 되어 하늘에 오르는 것이렷다. 붉은 먼지, 누런 흙으로 뒤덮인 세상, 그러니까 홍진(紅塵)에 내려가 인간들의 소원을 하나둘 들어주다 보면 신선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실패한 저들의 말은 들을 필요도 없다. 너구리에겐 꾀가 있었다. 그렇게 ‘소쿠리’라는 이름의 너구리는 팔 년간 인간 세상을 떠돌다, 쓸쓸히 숨어 사는 아씨의 몸종이 되어 그 소원을 들어주러 길을 나선다. 아씨의 부탁은 신묘한 ‘연화검’을 찾아달라는 것. 과연 우리의 소쿠리는 연화검을 찾아 아씨를 고독에서 꺼내고, 신선이 되어 날아오를 수 있을 것인가!
‘천 년 묵은 너구리와 감찰 선생’ 설화를 모티프로 하여 재탄생한 신화적인 이야기. 인간에게 연민을 느끼는 너구리의 구수한 입담과 달빛 휘영청한 밤의 정조가 심금을 울린다.
연여름, 『한 그루의 농담』
농담을 쫓는 냉소적인 카피라이터의 환상적인 모험담
“웃음을 주는 모든 언어는 브레루에게 농담이지.”
인간과 정령의 세계를 오가며 찾아가는 농담의 새로운 정의!
신입 카피라이터 ‘송’은 농담이나 빈말을 하는 요령이 없는 단호박 같은 캐릭터로, 계약이 연장되지 못하고 직장에서 잘린다. 별 생각 없이 옆집에 살던 작가가 두고 간 행운목을 거둬 물을 줬더니, 식물 종족의 정령인 ‘브레루’가 갑자기 튀어나와 송에게 농담을 들려달라 요청한다. 냉소적이던 송은 점차 브레루를 위한 농담가가 되어가고, 행운목에는 서서히 꽃이 피게 되는데…
2021년 SF어워드 중단편 우수상, 제8회 한낙원과학소설상을 수상하며 SF소설계에 착실하게 뿌리를 내리고 자신의 세계를 키워가고 있는 연여름 작가의 신작. 팍팍한 현실세계와 대비되듯 펼쳐지는 브레루의 세계에서 농담에 대한 자신만의 정의를 만들어가는 주인공의 성장을 응원하게 되는, 읽고 나면 마음이 따스해지는 힐링 판타지.
김청귤, 『별의 씨앗』
“별이 나올 때까지 네 곁에 있어줄게.”
남모를 비밀을 지닌 소녀에게 난생 처음 찾아온 감정,
이게… 사랑이라는 걸까?
올해 열다섯이 된 새벽의 등은 빨간 흉터로 뒤덮여 있다. 주변 사람들은 걱정하며 안타까워하지만, 새벽은 아무렇지도 않다. 여드름이 아니라 별의 씨앗이기 때문이다. 남몰래 등에서 키운 별이 밤하늘로 올라가면 등은 다시 말끔해지고, 시간이 지나면 깨끗해진 등에서 다시 씨앗이 자라나길 반복하던 어느 날, 별이라는 아이가 전학온다. 조용하고 어른스러우며 왠지 신비로운 별과 짝이 된 새벽은 점차 첫사랑의 감정에 빠져든다. 그러나 새벽의 집에 놀러온 별은 자신이 우주연합관리청에서 왔다며, 새벽의 비밀을 안다고 말하는데…
아직 모르는 게 많아 더욱 찬란하고 가슴 벅찬 사춘기, 소녀들 사이의 미묘하고 애틋한 감정을 세심하게 그려낸 소설. 밤하늘의 별을 보며 다른 세계를 꿈꿔본 당신이라면 매료될 수밖에 없는, 따뜻하고 몽환적인 이야기.
조경아, 『기적의 발단』
“마지막 소원 하나를 들어줄 수는 있어요.”
죽기 직전, 나 아닌 다른 사람을 위해서만 소원을 빌 수 있다면
누구를 위해 어떤 소원을 빌 것인가!
집 안에서 어이없는 사고를 당하여 뇌사 상태에 빠진 한 남자. 누워 있는 자신의 육체를 내려다보는 그의 영혼 곁에 ‘이 세상에서 저세상으로 가는 길’을 인도하는 안내자가 등장한다. 더는 손쓸 수 없는 시체가 되기 전에 주변 사람들이 발견할 방법만 골몰하는 남자에게 안내자는 오직 타인을 위해서만 쓸 수 있는 단 하나의 소원을 들어주겠다고 하는데…….
목숨이 위태로운 그를 발견할 가능성이 있는 사람은 떨어져 사는 가족과 멀어진 친구, 지난 연인도 아닌 같은 건물의 주민들뿐! 남자는 안내자가 제안한 소원 성취의 기회는 뒷전으로 제쳐 놓고 ‘싱글빌라’의 여러 현관문을 통과하기 시작한다. 다소 충격적이고 되도록 외면하고 싶은 이웃들의 속사정을 마주하게 된 남자는 과연 어떤 소원을 빌게 될까?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행운과 불행의 인과를 만드는 뜻밖의 기적에 대한 이야기가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