あらすじ
느닷없지만 저희 집에 살인마가 들어왔습니다. 하지만 괜찮습니다. 전 이미 죽었으니까요.
세실 드비어. 1878년도 출생, 1900년도 사망.
소개하기 부끄럽지만 일단은 유령입니다.
***
‘그렇게 건드리지 말아 주세요….’
“왜. 무서워?”
‘…….’
“네가 무서울 게 뭐가 있어. 신기하네.”
잭의 손이 뺨을 감싸고 아래로 내려갔습니다. 턱을 잠시 스치곤 저의 목을 감싸 쥡니다. 저는 여전히 눈을 내리감은 채 잭의 기묘한 행동이 멎기만을 기다렸습니다.
“어차피 유령은 죽이지도 못하는데….”
잭의 손이 제 숨을 틀어쥐었습니다. 호흡하기 힘겨워 자연히 표정이 일그러집니다.
잭은 제 얼굴이 하얗게 질리는 과정을 즐거운 듯 지켜보았습니다. 그의 눈빛이 너무도 끈질겨서 마치 그의 시선 속에 제가 박제된 것 같았습니다.
‘헉, 하윽….’
잭이 컥컥거리는 제 등을 부드럽게 쓸어내리며 척추와 갈비뼈의 흐름 하나하나를 손끝에 새기듯 매만졌습니다. 그의 손길이 지나는 곳마다 솜털이 곤두섭니다.
“거봐. 못 죽이잖아. 알면서 왜 그래.”
그는 저를 어르고 달래듯 몇 번 토닥거리더니 저의 정장 상의 속으로 손을 밀어 넣었습니다. 그러고는 서지 슈트를 찢어 버릴 듯 거칠게 벗겨서 소파 옆 바닥에 아무렇게나 내던졌지요. 쓰리 버튼 베스트도 손쉽게 벗겨졌습니다. 얇은 셔츠는 그보다 더 간단히 찢겨 나갔고요.
‘놔… 놔주세요.’
“가리지 마. 숨바꼭질이라면 낮에 충분히 했어.”
‘…….’
“계속 도망치고 싶었다면 나에게 영원히 잡히지 말았어야지.”
그가 제 목덜미에 입술을 파묻고 속삭였습니다.
“지금 넌 나한테 잡힌 거야.”
그의 입 안에 제 살점이 들어박히는 것 같습니다.
“어디도 못 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