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어렸을 적부터 꿈꿔왔던 나의 결혼식이 열리는 날이자 내 인생의 최악의 날이다.
“너랑 결혼하느니 파문돼서 인생 막 사는 게 낫지.”
“네 아내가 되느니 야반도주해서 벤자민에게 가정부라도 시켜달라고 빌지.”
세상에 이토록 서로를 혐오하는 부부가 또 있을까.
내 예비신랑은 10년지기 소꿉친구이자 영주의 아들.
한때 나의 가장 소중했던 친구는 7년 전 그 날을 기점으로 완전히 틀어져 철저한 원수지간이 되고 말았다.
꿀 떨어지는 신혼 생활은 전설 속 이야기다. 세상에서 가장 불편하고 어색한 남편에 화병유발 시집살이는 덤.
환멸 나는 신혼생활, 목표는 오로지 이혼.
“오늘부터 침실은 같이 써.”
“뭐?”
“네 방은 내 서재로 개조할거야.”
“이제 모두 성에서 나가세요.”
“그게 무슨 소리냐?!”
“이 성은 이제 아내와 내 집이거든요. 그러게 아내한테 평소에 잘하지 그러셨어요.”
그런데 왜 내 웬수는 나랑 본격적으로 부부생활을 시작하려는 것 같지?
정신차려! 우린 하늘이 맺어준 가문의 원수지간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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