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속 악녀이자 최종 보스에게 빙의했다.
빙의한 것도 억울한데. 폭주해서 사람들을 학살한 뒤 죽는 설정이라니!
하필이면 먼치킨 악녀라서 폭주를 막기는 어려운 상황.
하지만, 난 정신력으로 이겨냈다. 아무도 죽이지 않았다고!
그런데….
사박.
[반경 10M 이내로 접근 중인 생명체를 감지했습니다.]
누군가가 나에게 접근하고 있다.
분명 아무도 없는 걸 확인 했는데. 악녀는 친구도 없는 외톨이 설정인데. 그럴 리가 없잖아.
하지만 곧 내 앞에 나타난 이는 황금 가면을 쓴 남자.
쓰러진 나를 쓰다듬으려는 듯, 손을 들었다 내리기를 수없이 반복한다.
심지어 악녀인 나를 쳐다보며 눈물까지 흘린다.
대체 왜 눈빛이 아련한데.
왜 악녀를 그렇게 쳐다보는 건데.
***
멀쩡할 때 그와 만났다.
정신을 잃었을 때라 아무런 기억도 나지 않는댄다. 지금 나랑 장난하자는 건가.
몇 번 더 만났을 때는 이런 대사까지.
“…왜 나를 찾지 않았지?”
제발, 내가 네놈을 왜 찾아야 하는데.
심지어 타인이 서로 어떻게 알게 된 사이냐고 물을 때에는
이딴 소리를 하더라.
“공녀와 나는 이미 하룻밤을 보내고 애틋한 사이지.”
“무슨, 말도 안되는…”
변명하려는 내 입을 막기까지.
“아무래도 공녀는 나와 함께 밤을 보낸 일이 부끄러운 모양이군. 이 정도면 궁금증이 해소됐나?”
얌전히 엔딩만 보고자 했는데, 이제는 저 가면남이 진심으로 내게 집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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