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소설 속 서브공에게 멸시받는 악녀 황후에 빙의했다.
내가 가장 좋아했던 소설 속 서브공이여서 억장이 무너지는 것은 둘째치고,
일단 내 최애가 굴림공 루트를 밟는 것을 막아야 했다.
그러나 내가 빙의한 로샤 라리시아 황후는
최애의 사랑에 목말라 모든 악행을 저지르던 희대의 악녀.
말만 걸려고 하면 최애가 경멸 가득한 눈빛으로 피한다.
원작에서 서브공의 사랑을 독차지한 수를 시기하여 독살을 시도한 황후는
끝내 서브공의 손에 죽는다. 그것도 소설 초반에서.
그래서 최대한 조심스럽게 최애의 뒤를 살피며 지냈는데,
어느 순간부터 최애의 태도가 달라졌다.
“또 다치신 겁니까.”
경멸 가득했던 눈동자에는 믿을 수 없게도 걱정이 담겨있었다.
“시녀가 못마땅하면 말씀을 하십시오. 혼자 속앓이하지 말고.”
내 생활에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했다.
꿈결 같은 상황의 나날들이 이어질수록 행복감에 만취되었다.
그러나.
악녀의 행복 따위는 용납될 수 없었던 걸까.
“화, 황후 폐하께서는 1년도 채 남지 않았습니다….”
가문 대대로 이어지던 병환이 내게도 찾아왔음을 알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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