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수 가문과의 3년 시한부 정략혼. 원작에서 아젠트 공작가를 파멸로 몰아넣는 루시아나와 다르게, 나는 조용히 살다 이혼할 때가 되면 내 삶을 찾아 떠날 예정이다.
그런데 나를 거들떠보지도 않던 남자 아니, 남편이 결혼식 날 내게 말했다.
“앞으로 개인의 일보단 남편으로서 마땅히 져야 할 의무가 우선이 될 거고, 나는 언제나 당신에게 최선을 다할 생각입니다.”
정략혼 초장부터 내 계획이 조금씩 어그러지는 것 같더니, 우연히 목숨을 살린 시어머니가 내게 잘해주기 시작하고.
“몸에 좋은 약재들이란다. 널 걱정해서 주는 건 아니니 오해하지 말렴. 그저 픽픽 쓰러지는 게 나 때문인 것 같아서 그런 것뿐이니까!”
나를 경계하던 시아버지도 변하기 시작하고.
“아가, 뭐든 말만 하거라! 내 네가 원하는 것이면 무엇이든 해주마. 보석을 사다 줄까? 아니지. 광산을 직접 매입하는 게 좋겠구나!”
원작에서 내 손에 죽었던 막내가 나를 졸졸 쫓아다닌다!
“형수님이 형과 평생 살았으면 좋겠어요……. 제발 형을 버리지 마세요, 네?”
분명 나를 싫어하던 사람들이었는데, 다들 대체 왜 이러는 거야?
그중에서 가장 이해할 수 없는 사람은 내 남편, 카를리온이었다.
“카를. 더는 이 결혼을 유지하지 않아도 돼요. 이제 우리 이혼…….”
“네. 저도 사랑합니다, 루시.”
그렇지 않아도 조금 이상하던 남자가 완전히 돌아버렸다. 이혼이라는 말을 꺼낸 순간부터 집착하는 것을 대놓고 드러낸다! 거기다 이 남자, 내게 뭔가 비밀을 숨기고 있는 것 같다.
나, 여기서 떠날 수 있는 건 맞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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