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위 피폐물에 빙의했다. 그것도 작가의 정신상태를 검증 받아야 한다고 악명을 떨친 미친 소설에.
가늘고 길게, 원작과 최대한 동떨어져 살자고 다짐했건만.
원작의 억지력은 무시할 수 없었다.
결국, 이 몸의 원래 운명대로 여주인공인 세실리아의 전속 하녀로 들어가게 되는데….
처음 본 여주의 상태가 좋지 않았다. 그래서 전생의 지식을 살려 열심히 여주를 보살폈더니.
“나한테서 떨어질 생각하지 마세요.”
“……….”
“당신이 날 어떻게 만들었는지, 그 잘난 머릿속에 똑똑히 담으시라고요.”
여리디여렸던 여주의 성격이 어딘가 이상해졌고, 그런 여주를 피해 남주가 달아났다.
무려 집착남주가! 재활용도 불가능하다고 소문난 쓰레기 남주가 도망쳤다고?
‘대체 뭔데.’
그러니까, 원작의 장르가 바뀐 것 같다.
***
어떠한 사건으로 감옥에 갇혔다. 이제 끔찍한 고문만 남았다고 생각했는데.
“밥은?”
미래에 폭군이 될 악역 중의 악역이 날 따라 감옥까지 쫓아왔다.
“지금 상황에서 여유롭게 밥이 넘어가요?”
“그래서 못 먹었다고.”
“아니, 그 말이 아니라…….”
그때부터였나. 감옥 생활이 윤택해진 게.
폭군이 손수 밥도 먹여주고, 상처가 나면 직접 치료도 해주며 몸이 찌뿌둥할 땐 안마까지 해준다. 어쩐지 갇히기 전보다 피부가 더 뽀송뽀송해지고, 살도 좀 오른 것 같다.
“누, 누가 이런 짓을!”
간수 또한 이런 내 건강한 상태에 심히 당황한 듯 보였지만. 말이 끝나길 무섭게 튼튼한 철창이 쾅 소리를 내며 부서졌다.
“많이 갑갑했지. 산책 가자.”
“…….”
미친놈아 여기 감옥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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