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쫄면서 할 말 다하는(그러나 깨갱도 잘하는) 수 보고 싶으신 분*
*그런 수를 귀여워하면서 유치하게 집착하는 공 보고 싶으신 분*
*안 맞는 듯 잘 맞는 티키타카 연애를 보고 싶으신 분*
#오메가버스 #현대물 #쌍방삽질
“박영원.”
“이름도 거짓, 형질도 거짓.”
“네가 나한테 알려준 것 중에 거짓이 아닌 건 있었나?”
남자의 말에 벙찐 하다가 우두커니 서 있었다. 남자가 이렇게까지 하다의 삶 속에 비집고 들어올 줄 알았다면, 애초에 시작도 하지 않았을 것이다.
“나한테서 도망갈 거였으면 제대로 숨었어야지.”
형도의 말을 들은 하다는 억울했다. 애초에 도망간 적이 없는데 대체 무슨 개소리냐고…!
“아니 도망간 적이 없는데 무슨 도망을 갔다고 그러세요….”
“없다고?”
안 그래도 썩 좋은 인상이 아니었던 형도의 얼굴이 잔뜩 구겨졌다. 그런데 이 순간에도 잔뜩 겁먹은 주제에 눈을 새초롬하게 떠 꼴쳐다보는 하다가 퍽 귀여워 보였다.
‘씨발, 몇십만 키로를 돌고 돌아 찾은 보람이 있군.’
속내를 숨기고 바람에 흩어지는 머리를 쓸어 넘긴 형도가 하다를 내려다보며 비릿한 웃음을 지었다.
“도망치다 다시 붙잡히는 건 네 계획에 없었나 봐? 하긴, 좆만한 네가 뽈뽈 다녀봤자지.”
당최 무슨 개소리인지 모르겠다. 얼빠진 얼굴을 한 하다가 형도를 슬쩍 쳐다보니 늘 여유로웠던 표정에 금이 서린 듯했다. 이를 바득인 형도가 자신을 피해 뒷걸음질 치는 하다를 향해 성큼, 다가섰다.
기분이 좋은 거야 안 좋은 거야?
늘 시원한 바다 내음 같던 형도의 페로몬이 오늘따라 파동치듯 흉흉했다.
“…근데요 사장님.”
“애초에 저희 아무런 사이도 아닌데 마음대로 찾아오고 이러시면,”
형도의 이맛살이 보기 싫게 구겨졌다. 오른손에 쥐고 있던 종이가방 하나가 사정없이 구겨지다 못해 엉망이 돼서 바닥으로 툭 처박혔다.
‘어, 이게 아닌가?’
시키는 대로 살았을 뿐인데 갑작스럽게 닥친 형도와의 만남은 당황스러웠다. 얘기가 다 된 게 아니었나? 대체 뭐가 잘못된 거지?
솔직하게 뱉은 입이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하고 페로몬에 틀어막혔다. 형도의 페로몬이 낮게 가라앉으면서 하다의 발길이 떨어지지 않게 발목 근처를 맴돌다 온몸을 타고 올라갔다.
형도의 페로몬이 허리, 그다음에는 가슴, 그리고 목까지 타고 올라와 하다를 움직이지 못하게 휘어잡았다.
“읏, 잠깐만요…. 숨이,”
“아무리 내가 귀여워한다지만, 계속해서 구제 불능인 개처럼 굴면,”
목을 죄이는 듯한 고통에 찌푸린 눈을 겨우 뜬 하다가 형도를 바라봤다. 살짝 맺힌 눈물이 떨어지지 못하고 형도를 담았다.
“묶어서 가둬 놓고 키울 수밖에.”
“…아니, 진짜 뭔가 잘못 알고 있는 것,”
“그래 하다야. 하루라도 빨리 개가 되는 것도 나쁘지 않지.”
형도의 무거운 페로몬이 순식간에 갈무리됐다. 하다를 옥죄고 있던 페로몬이 사라지자, 급하게 들이차는 공기를 캑캑 마셔댔다.
‘어?’
…형도의 입에서 들려서는 안 될 단어가 들렸다. 부들거리는 무릎을 잡은 하다가 형도를 올려다보지 못하고 계속해서 고개를 바닥에 처박았다.
간만에 보는 동그란 머리통이 형도를 향했다.
바닥에 금은보화라도 숨겨뒀는지 고개 들 생각을 하지 않는 하다를 보며 잔뜩 구겨진 종이 가방 안에서 방울 달린 목줄 하나를 꺼내 들었다.
장식용으로 달린 방울이 목걸이에 부딪히며 딸랑댔다. 쇠 부딪히는 소리가 경쾌하게 들리자, 겨우 고개든 하다가 입을 다물지 못했다.
“선물.”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며 목걸이를 흔들어 대는 형도가 얼마나 얄미워 보이던지. 앞으로 나가지 못할 하다의 하찮은 주먹이 부들거렸다. 잔뜩 붉어진 눈가로 형도를 세차게 노려봤자 철통같은 형도에게 타격을 줄 순 없었다.
“그렇게 좋아? 여기서 바로 낄래?”
저 눈깔. 제대로 미친 형도의 진심이었다. 뭐가 그리 재밌는지 내려올 생각하지 않는 형도의 입꼬리를 보면서 억지로 입술 근육을 움직였다. 겨우 웃고 있었지만, 싫다는 완곡한 표현이었다.
“개처럼 살고 싶은 거 아니면 지금이라도 따라오고.”
형도가 피식 웃었다. 살겠다고 표정 관리하는 게 그토록 찾던 하다가 맞아서.
“……빨리 가죠?”
하다는 부들대는 무릎을 진정시키고 형도보다 앞서 걸었다. 성큼성큼 걷는 모습이 어딘가 어색했다. 형도는 같은 발 같은 손 그대로 나가는 하다를 비웃으면서 뒤따라갔다.
‘일단 잡아떼는 것도 살고 봐야 할 거 아니야?’
오늘도 하다의 자그만 머리통은 생존을 위해 재빠르게 굴러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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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형도 (공) 29 극우성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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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하다 (수) 23 (베타인 척하는) 우성오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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