あらすじ
나이는 스물여섯, 직업은 3년 차 공시생. 하루하루 나이는 먹는데 합격의 길은 점점 멀어진다. 간절함이 없는 탓인가? 서영은 어느새 ‘공시생’인 이 현실에 안주하고 있었다. 10년 딱 10년만 시간을 돌릴 수 있다면, 따위의 실 없는 생각이나 해대면서.
물론 실제로 벌어질 거란 기대는 없었다. '그랬으면 좋겠다.' 하는 바람이었을 뿐. 그런데 과음한 다음 날 눈을 떠 보니 열세 살이 되어있었다.
평범한 인생 2회차였다면 환호성을 내질렀을지도 모를 일이다. 하지만 그리 단순한 문제가 아니었다.
실수인지 의도한 것인지 신은 생각보다 시간을 너무 많이 되돌렸다. 그러니까, 여기가 조선이란다. 조선 후기도 아닌 조선 전기. 518년의 긴 역사를 자랑하는 조선이 건국된 지 100년도 채 되지 않은 것이다.
필름이 끊긴 탓에 기억은 전부 휘발되어 날아가고 없었다. 즉 서영은 자신이 왜, 어떻게 열세 살 어린아이의 모습으로 조선에 불시착하게 됐는지 전혀 알지 못한다.
그런 서영의 앞에 두 남자가 나타났다.
대군으로 태어난 한 남자는 귀한 대접을 받고 살아왔지만 마음 한편은 내내 외로웠고, 또 다른 남자는 모두의 위에 군림하는 왕이었으나 그 대가로 정인을 잃고 껍데기만 남았다.
세 사람 위로 바람이 불었다. 가벼운 산들바람인 줄 알았는데 점점 거세지는 바람의 정체는 폭풍이었다. 서영은 마침내 깨달았다. 이 모든 일은 ‘실수’가 아니다. 실수를 바로잡기 위한 누군가의 ‘의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