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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가고 싶어?”
저와는 달리 차분한 목소리였다. 진서는 손끝부터 떨림이 타고 오르는 것을 느꼈다. 입술을 꾹 깨물었다가 자그맣게 떨리는 목소리를 내뱉었다.
“문 열어. 다, 다 없던 일로 할 테니까 제발…….”
거의 이십년 간 붙어서 산 동생에게 감금을 당했다는 사실을 부정해야만 했다. 받아들이고 싶지 않을 뿐더러, 그와 단 둘이서 있어야 하는 이곳이 싫었다. 정한에게 가진 감정은 그저 책임감 뿐이었다. 그리고 그 가운데 커다랗게 자리잡은 죄책감이 있었다.
그 감정들은 감히 애정이라 부를 수 없었다. 다 놓아버리고 싶은 끔찍한 것이라면 몰라도.
“없던 일?”
진서의 말에 정한이 조용히 읊조렸다. 이내 자조적인 웃음을 내뱉었다.
“뭐…… 형이랑 나랑 입술 부볐던 거?”
말문이 턱 막혔다. 고개를 옆으로 튼 진서는 애써 마주하지 않았던 정한을 혐오스럽게 바라보았다. 그에 비해 정한의 얼굴엔 웃음기가 서려 있었다.
“알았어. 안 한 걸로 하자. 우리 진도가 좀 빠르긴 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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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압적, 폭력적 관계 묘사, 트라우마 소재가 다수 포함되어 있습니다. 감상에 유의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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