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날 꿈도 희망도 없는 피폐 좀비물에 떨어졌다.
생존 베낭과 라면 한 봉지 들고.
"여긴 어떻게 들어왔지?"
"...이 몸이 구원자니라."
"그냥 죽이자."
"아니, 아니, 정말 세상을 구하러 왔어요! 제가 마지막 기회에요."
수상하니 죽이겠다며 대뜸 칼을 들이미는 남주들에게 거짓말을 좀 해 어떻게 목숨은 부지했는데.
“아···.”
근데 이 자식들 이거 멘탈이 왜 이래?
"이곳에서 나간다 한들 반겨줄 이도 없습니다. 내 자리는 여기에요.“
버림받은 강아지마냥 낑낑대는 황태자부터.
"찬우 하나 지키지 못했어. 평생을 나를 위해 그렇게 애써줬는데···.“
자괴감으로 괴로워하는 대공.
”꺄악! 귀신이야!“
트라우마로 벌벌 떠는 공녀와.
”전 걷는 것조차 힘듭니다. 그냥 두고 가십시오.“
짐이 될 바에야 차라리 죽겠다는 놈까지.
···이야, 멋지다. 생존물 참 자알 굴러간다.
정신 차려, 이러다 나 죽어! 나까지 죽는다고!!
”포기하지 마. 살아. 살고 생각하라고.“
먹이고 달래고 때려가며 개복치들을 케어하는 것만으로도 버거운데.
"어디가요?"
하다하다 내가 희대의 살육자까지 깨웠단다.
"같이 있으면 안 돼요? 혼자는 싫단 말이에요."
남자는 갓부화한 오리처럼 내 뒤만 졸졸 쫓아다니는데, 분명한 건 그의 애정이 날 향한 것은 아니라는 것.
그의 기억이 온전히 돌아오면 나부터 죽을 거란 거다.
***
여치저치 개복치들을 달래 섬을 탈출했다.
그랬는데···.
“저는, 저는 이제 당신이 없는 세상은 싫습니다. 견뎌 낼 자신이 없어요.”
“곁에 머물겠다 약속만 해준다면 원하는 모든 걸 쥐여 주겠다. 그러니 어서 말해. 제발.”
“내가 다 고칠게, 다 고칠 수 있어. 그러니까 나 좀 예뻐해 줘요. 네?”
이 자식들···.
날 집에 보내줄 생각이 조금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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