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케르 술탄과 혼인하겠습니다."
나를 지독히도 괴롭히던 이복언니의 애인, 아흐메트가 청혼을 했다.
절름발이에 비천한 출신의 공주인 내게 말이다.
언니 타흐리데는 충격에 휩싸였다.
그러나 아흐메트의 결정은 완고했다.
나는 그 길로 제국의 실질적인 권력자, 아흐메트의 부인이 되었다.
그는 정중했다.
내게 꼬박꼬박 경칭을 쓰는가 하면, 잠자리도 늘 지켜 주었다.
나는 약소한 기대를 했다.
그와 무난한 미래를 꾸려나갈 수 있지 않을까?
그러나 현실은 참담했다.
"타흐리데, 당신을 사랑하지 않는 게 아닙니다."
"알아요. 날 두고 그 절름발이 계집을 사랑하겠나요?"
그날 밤, 나는 타흐리데와 입을 맞추는 아흐메트를 보았다.
"욕받이로 적당히 쓰다 버리면 되겠지요. 그런 다음 당신에게 돌아오겠습니다."
"아흐메트...."
알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그는 날 절대로 사랑하지 않을 거라는 걸.
그 길로 나는 몸을 던졌다.
알고 있었음에도 살 의지가 바닥나 버렸다.
하지만 죽음이란 건 멋대로 정할 수 있는 게 아니었고,
사경을 헤매다 깨어난 내 곁엔....
"시케르."
"...."
"날 두고 어딜 가려 한 겁니까, 당신."
아흐메트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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