あらすじ
“우리, 몇 개월만 결혼하면 어떻겠습니까.”
동맹과 같은 결혼 기간은 대략 반년에서 일 년.
단둘만의 비밀 계약은 암울한 미래를 바꾸기 위한 수단이었다.
아버지의 야망에 쓰이는 2천 두카트짜리 신붓감 에밀리아. 그녀는 유망한 합시코드 연주자라는 허울을 쓰고 얼굴을 팔러 다니는 결혼 상품이었다.
이 끔찍한 굴레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라면 무슨 짓이든 할 수 있었다.
제게 내민 도움의 손길이 아무리 수상쩍을지라도.
“당신은 대체 누구예요?”
결혼을 제안한 남자 레온하르트의 외양은 눈부시도록 고결했다.
불길한 느낌은 점차 현실이 되었다. 그가 보여줬던 친절과 다정은 불순한 의도에서 비롯되었던 것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모조리 거짓이었다.
“우리 관계에 악감정은 없습니다. 당신 주변인에게 볼일이 있을 뿐이지요. 그게 결과적으로 당신의 인생까지 망가뜨리겠지만.”
잔인하게 내뱉는 말에 영혼이 바스러졌다.
영영 돌아오지 않으리라는 각오와 함께 먼 곳으로 떠날 때까지, 그녀는 끝내 정체를 파헤치지 못했다.
또한 레온하르트의 무시무시한 행동력도 미처 몰랐다.
“찾아. 죽었다면 시체라도 가져와. 무덤을 파헤쳐서라도.”
이 결혼은 파국인 줄 알았다.
하지만 다시 악당의 손아귀에 떨어진 순간, 훨씬 집요해진 손놀림이 에밀리아의 허리를 당겨 안았다.
“한참 찾았습니다, 나의 에밀리아.”
“거짓말. 위선자.”
“우리 사이에 이혼은 없습니다. 꿈도 꾸지 마십시오.”
이제야 본색을 드러낸 그가 날것의 모습으로 드레스를 찢었다.
“흑. 레온…….”
“넌 어디에도 못 가.”
맨살의 어깨에 야수처럼 맹렬한 숨결이 내려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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