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국에서 가장 신실한 배교자, 그러니까 아흐메트 이셰바.
라타예트 여인 모두 흠모를 않은 적 없는, 도 넘도록 잘난 사내.
그런 남자가 절 사랑할 리 없다. 절름발이 공주 시케르는 평생을 이처럼 생각했다.
아흐메트에게 온 정신을 바친 언니 타흐리데를 볼 때만큼은 그랬다.
사랑할 리 없다고 믿었지만,
그랬지만.
“시케르 술탄과 혼인하겠습니다.”
번복 없는 그의 의지에 타흐리데는 쓰러지고 말았다.
해서 이것은 결단코 고마운 일이 아니었다.
“나를, 날…… 나를 사랑하지 않잖아요, 그런데 왜, 왜 나를…….”
시케르는 기도하듯 두 손을 모은 채 물었다. 알게 모르게 부정하길 바라며 답을 기다렸다.
사랑한다 할까, 아니야. 사랑하지 않으니까.
“쓸모없는 여인이 필요했습니다. 가두고 방치해도 죄스럽지 않을, 묶지 않아도 묶여 있을 그런 여인을요.”
사랑하지 않는단다.
그 길로 단념하고자 했다.
저를 원하지 않는다 고백한 그를 볼 때도, 타흐리데를 안으러 간 어느 밤에도,
"타흐리데, 당신을 사랑하지 않는 게 아닙니다."
"알아요. 날 두고 그 절름발이 계집을 사랑하겠나요?"
그 ‘어느 밤’을 눈으로 겪었을 때도.
알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그는 날 절대로 사랑하지 않을 거라는 걸.
그 길로 시케르는 도망쳤다.
도망쳐 몸을 던졌다. 스스로를 수장했다.
누구도 자신을 찾을 수 없도록, 설령 그게 아흐메트라도.
그리고 그 헤엄의 끝엔 아흐메트가 있었다.
제게 없는 기억을 끌어안은 채로.
미계약작이며 리메이크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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