あらすじ

“그렇게 찾아 헤매던 게 어째서 지금 내 눈앞에 있을까?” 카히르의 말이, 칼날처럼 레아의 가슴을 난도질했다. 열네 살, 적국 라제니아의 포로로 잡혀 온 왕자 카히르. 그를 가둬 둔 라모트 공작가의 둘째 딸, 앤드레아. 그들은 친구도 적도 아닌 묘한 관계로 7년간 함께 한다. ‘레아.’ ‘…….’ ‘지금 당장은 너와 함께 도망칠 수 없어. ……그렇지만 내가 후작을 죽여 줄게.’ 레아의 앞에서 사라진 지 3년 뒤, 다시 만난 카히르의 눈에는 그녀를 향한 분노와 혐오가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짓씹듯 내뱉는 말 하나하나가 날카로운 송곳처럼 레아를 후벼 팠다. 절대로 울지 않는 것이 그녀의 장점이건만, 눈도 마주치지 못하고 고개도 들지 못했다. 그 새파란 눈동자는 시린 얼음 조각만 같았고 넓고 단단한 어깨는 잔인하게 자신을 짓눌렀다. 이제는, 내가 울 차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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