あらす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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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언의 핏빛 눈동자가 지독한 욕망을 드러내며 진득하게 얽혀들었다.
눈앞에 있는 남자는 세상을 세상을 구원할 남주도, 고결한 왕자님도 아니었다.
그저 한 번 잡은 사냥감은 절대로 놓치지 않겠다는 듯 날카로게 손톱을 세운 한 마리의 짐승이었다.
손톱이 살을 파고 들어와 지독한 통증이 느껴지는 곳에서부터 붉은 핏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그 순간 델리아는 깨달았다.
살이 찢기고 피가 흘러도 아무렇지도 않다는 사실을. 어느새 이 아름다운 짐승에게 사로잡혀 버렸다는 걸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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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의 멸망이 머지않은 막장 세계관을 가진 소설 속의 엑스트라가 되었다.
그나마 미약한 능력이 발현되어 살아남을 궁리를 하는 그때. 부모라는 사람들이 나를 중년의 남작에게 팔아넘겼다.
마음에도 없는 결혼 생활을 할 자신이 없어 목숨을 걸고 탈출했다. 안전한 수도로 향하는 철도에 거의 다다랐을 즈음 생명의 위기가 닥쳐왔다.
두 번째 생도 이렇게 끝나는 건가 싶었던 그때, 아름다운 백마 탄 왕자님이 나타나 나를 구했다.
“다음부턴 죽을 거면 혼자 죽지? 정 죽고 싶으면 좀 조용히 죽든가.”
그러나 백마 탄 왕자님은 성격이 나빴다. 그냥 나쁜 것도 아니고 무신경하고 오만했다.
게다가 이 오만한 놈이 소설의 남주이자 진짜 왕자님이었다.
원작에서 주인공 주변 인물들은 사망률이 높았다. 구해준 건 고맙지만 더 얽히고 싶지는 않았는데 그가 일자리를 제안했다.
나는 왕궁의 말단 하녀를 예상했지만 예상은 빗나갔다.
남주가 제안한 일자리는 하녀가 아니라, 직속 기사단의 성기사였다.
조연 대부분이 사망하는 최후의 전투에 참여하고 싶지는 않다.
어떻게든 이 상황에서 벗어나고 싶지만 이 오만한 놈이 꽤 만만치 않다. 나를 한 명분의 몫을 하는 성기사로 만들겠다며 집착하고 있다.
막장 세계는 남주와 여주가 해결할 일이잖아! 엑스트라는 좀 빼달라고!
“내가 구해줬잖아. 그러니 나를 위해 살아야지. 빚쟁이.”
안무래도 이 지독한 남주에게서 벗어나는 게 쉽지는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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