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 평생 사랑한 사람에게 청첩장을 받았다.
“결혼식 날, 피아노를 쳐줄 수 있을까? 부탁이야. 그녀가 네가 연주하는 곡을 좋아해.”
그의 칭찬으로 피아니스트의 꿈을 갖게 되었고 이루었기에 나는 그저 웃으며 축하했다.
하지만 그의 행복은 오래 가지 못했다. 감히 사랑을 버리지 못한 내 욕심 때문일까.
“아멜리에가 우리 곁을 떠났다.”
결혼식 전날, 갑작스러운 사고로 예비 공작비는 운명을 달리했고, 그는 홀로 남았다.
나는 축하곡이 아닌 추모곡을 치면서 그가 다음 생엔, 나를 사랑했으면 좋겠다는 나쁜 기도를 했다.
그리고 신은 나의 기도를 들어주었다.
상실의 아픔에도 이드리스는 책무를 다하기 위해 노력했다.
혼인을 하지 않으면 공작위를 계승할 수 없단 관례에 부딪힌 그가 나에게 부탁했다.
내가 저를 사랑한단 걸 알면서도.
"힐리엔티, 내 곁에 있어줘. 네가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줄 게. 널, 사랑할 순 없지만 예우를 다할 테니, 부디."
막말을 지껄인 그의 손을 나는 기꺼이 잡았다.
행복했다. 어느샌가 그가 나를 사랑한다는 착각에 빠질 정도로.
3년 후, 죽은 아멜리에가 돌아오고 내가 아밀리에를 시기해 죽였다는 소문이 퍼져나갔다. 매일 그를 위해 연주하던 피아노는 부서졌고, 사랑은 죄가 되어 돌아왔다.
"이혼하자. 다 너를 위해서야."
그는 나를 버렸다.
내게 남은 것은 어마한 위자료와 누구도 모르는 뱃속의 아이였다.
도망치듯 떠났다. 그를 쏙 닮은 아이는 유일한 희망이자 행복이 되어주었다.
"엄마, 전 아빠가 없어요?"
아이가 그 물음을 꺼낸 날, 그가 나를 찾아왔다.
"돌아와 줘."
말같지도 않은 개소리를 하는 그를 내쫓을 수 없었다.
"우리 아빠 맞죠?"
아이가 그에게 한눈에 반했다.
#후회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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