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그녀는 이 관계의 끝을 알고 있었다.
그를 속이는 것은 꽤나 유쾌하지 못한 일이었지만, 진실을 입 밖으로 꺼낼 수가 없었다.
내 마음은 너와 다르다고, 차마 그에겐 알려줄 수 없었다.
이브는 눈물 맺힌 데미안의 푸른 눈동자를 내려다보았다.
그의 처연한 눈동자가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
“이브…, 나를 위해 살아줄 수 있어요?”
**
지금 이게 무슨 일이지? 그의 분위기가 달라졌다.
이브는 낯선 그를 돌아보았다.
"…나를 위해 살아달라니, 멍청한 소리를 했어요."
제 앞에 한쪽 무릎을 꿇은 데미안이 그녀의 손을 매우 고귀한 이를 대하듯, 제 이마에 가져다 대었다.
"정말 많은 시간이 걸렸어요, 그래서 방식을 바꾸기로 했어요."
그의 나지막한 숨이 그녀의 손끝에 닿았다. 손바닥이 타버릴 것 같은 열기에 그녀가 손을 빼내고자 했지만, 데미안은 그녀를 놓아주지 않았다.
"…이브가 너무 아파서, 또는 너무 괴로워서. 값진 보석도, 동정도, 그 어떤 것도 이브의 마음을 돌릴 수 없다면."
그는 이브에게 시선을 고정한 채, 제 입술을 그녀의 손등 위에 밀착시켰다.
그의 진득한 열망이 그녀의 손등을 타고 퍼졌다.
"난 최선을 다해, 이브를 유혹하기로."
"…."
"절 사랑해 주세요 이브. 미치도록, 날 가지지 않고선 못 배길 만큼."
데미안이 첫사랑에 빠진 소년처럼, 화사하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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