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RROR -0000 : 원인 불명 각성 불가 상태]
천성이 각성 불가였다.
일반인으로 삶을 살 수밖에 없었던 운명.
랭킹 1위, S급, 먼치킨. 헌터로 살아가는 삶은 소설과 남의 경험담으로 만족해야만 했다.
그렇게 25년하고도 12개월 17일.
괴한의 습격으로 바다에 떨어져 생을 마감했다.
*
낯선 저세상 심해 바닥, 물로 인해 사망한 망자들의 저승.
<수궁>에서 눈을 떴지만, 꼴 보기 싫었던 헌터 시스템 창의 재등장은 얼떨떨하다.
【 최종 등급 : S 】
네?
그뿐만 아니라 사라지지 않은 통각과 생전 기억.
그 탓에 썩은 생선 세례부터 첩자로 몰려 저승에서 쫓겨나기 일보 직전. 결국 한사코 거절했던 저승사자가 되기로 했다.
훈련 또 훈련. 눈만 뜨면 입관하려고 뜀박질에 목검 잡고 별짓 다 했다.
뭣 같은 기억 다 지우고 평범한 망자로 살기 위해.
그런데.
"너와 나는 결국 필연이라는 것."
얼굴만 아름다우신 재수탱 용왕님이 수궁 서열 2순위 자리에 떡하니 올려버렸다.
【'LAST'에서 각성자를 감지했습니다.】
네?
【'정수연' 님 각성을 축하드립니다.】
【각성자 '정수연' 님의 퀘스트를 가져오는 중입니다.】
【시스템 퀘스트 : 비활성화되어 있는 종족을 발현시키십시오.】
나 뭐 돼?
사실 모르겠다.
죽은 이유가 정말 명이 짧아서인지. 아님. 내가 모르는 다른 게 있는 건지.
그러나 이미 한 번 죽은 몸 무서울 건 없고 거창한 꿈도 없다.
그냥 다른 망자들처럼 모든 걸 잊고 평범하게 살다가 환생하는 게 꿈.
과연 이룰 수 있을까.
***
“그러니까, 그 말은.”
푸른빛으로 띠던 정수연의 눈동자가 붉은 열꽃 색으로 번져 간다.
그녀는 보고 있다.
그러니까, 그 말은... 이 사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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