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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의 인생로판에 같이 빙의했다. 그런데 시간 차를 곁들인.
뒤늦게 빙의한 나를 반기는 건 원작을 사골 우리듯 골수까지 빼먹고 있던 친구였다.
그녀 덕택에 돈숨찐이 된 엑스트라, 이스티. 전생에서 못다한 취미생활이 그립다!
이번 생엔 유유자적 제국팔방을 돌아다니면서 수영 스팟을 찾아다니자. 다이빙도 하고 스노쿨링도 해야지!
그래, 흑막 대공을 구하기 전까지는 분명 그런 꿈을 꿨다.
***
풍덩-
물 좋은 계곡에 빠진 몸 좋은 남자 하나 구했다.
그런데... 그 사람이 대공이라고?
"카. 트. 리. 온. 내가 만나면 뒤도 돌아보지 말고 피하라고 했던 그 카트리온 대공."
그래, 이번엔 원작 주입 했다. 흑막은 피하는 게 답이겠지.
친구 따라 원작 스토리나 보면서 즐겨야지!
"소개가 늦었군. 저번엔 정식 직위를 받기 전이었어서 풀네임을 말할 수 없었는데."
"카트리온 베제론. 성은 부르지 말도록."
너, 원래 연회 안 오잖아.
흑막은 연회 안 오잖아!!
그런데 저 녀석, 제 은인이 죽었다고 오해하고 있다.
심지어 계곡에다 신전을 세우겠단다. 멀쩡히 살아있는 날 두고서.
쓰읍. 어허. 그거 아니야.
"우리 같이 공사현장 실태 파악 좀 할까요?"
"... 뭐?"
은인아웃하기 위해 멱살을 잡았다.
그래, 네 은인 살아있으니까 허튼 짓 그만해라.
신전 건설도 취소하고! 그거 때문에 성녀인 친구가 힘들댄다!
그런데...
"권력도, 빽도, 돈도 있고. 그대의 삶에 없는 것을 내 짧은 식견으로 꼽아보려니 재미뿐이더군."
"유흥거리로 개 하나를 키워볼 생각은 없나."
"걱정 마. 입질은 하지 않아."
아뇨, 그런 개는 필요없습니다만.
강제 입양한 대공을 옆구리에 끼고 수영을 해야 할 판이다.
그런데 이 녀석, 트라우마 때문에 수영도 못하는 불쌍한 비맞은 강아지였잖아?
"대공님이 수영을 못하신다구요?"
물공포증부터 차근차근 해결해주고, 수영도 가르쳐주었다.
수영의 위대함을 모르는 당신이 불쌍해요!
"배를 까뒤집으라니."
"내가 개새X도 아니고."
... 넌 몰라도 될 것 같다.
자유형, 배영, 평형, 접영. 1타는 아니지만 11타 쯤 되는 실력으로 물 공포증을 이겨내게 도와주었다.
"요즘은 잘 하시네요. 그대로 하면 4영법 전부 마스터하시겠어요."
그때부터였다. 이 인간이 멀쩡한 팔다리를 놔두고 내게 기대온 것은.
***
"다시, 처음부터 가르쳤으면 좋겠는데."
촉촉한 입술이 내게로 다가왔다. 수면에 비치는 달보다도 그의 붉은 안광이 더 매서웠다.
나는 그의 팔 안에 가둬진 채였다.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는 날 보고 무심히 툭, 내뱉었다.
"선생은 훌륭한데 제자가 영 병X이라."
그는 내 턱을 어루만지면서 피식 웃었다.
"이스티. 네가 보기에도 그러한가?"
나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체향이 섞일만큼 가까운 거리였다.
"그렇게 가만히 있으면..."
그는 내 귓가에 자그맣게 속삭였다.
"그대를 안고 잠겨버릴꺼야. 이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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