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에겐 다른 것을 원할 작정이라서.”
그가 찐득한 핏빛 눈동자로 나를 내려다보며 손가락으로 입술을 스윽 훑었다.
***
애정하던 소설 속, 초반에 죽는 사생아로 빙의했다.
비중 1도 없는 미움 받는 역이라, 모두가 눈을 세모나게 뜨며 내게 뜨거운 찻물을 뿌려댔다.
이대로는 억울해서 못 죽기에, 소설 속 남주인 칼리스 공작과 거래를 시작했는데....
“제 조건은 로맨스 페스티발에 참가할 수 있는 초청장입니다.”
“대신전의 사생아 영애께서 로맨스가 필요하셨군 그래.”
“살기 위한 몸부림이라고 해두죠.”
“만일 계약을 이행하지 못할시, 내 처분에 따른다면 생각해보지.”
그가 찐득한 핏빛 눈동자로 나를 내려다보며 손가락으로 입술을 스윽 훑었다.
“처분이라면, 뭐 목숨이라도 내놓으란건가요?”
“아니. 그대에겐 다른 것을 원할 작정이라서.”
"다른 거라면 뭘 말씀하시는 건지...."
"지금 여기서 알고싶다면야, 말리진 않겠지만."
그가 크라바트를 거칠게 풀어헤치며 나를 향해 씨익 미소를 날렸다.
그의 능글함을 애써 레몬소다수로 달래며,
난 귀족 여식들이 참가하는 로맨스 페스티발의 초청장을 받아냈다.
*
그런데 페스티발에서 칼리스 공작과 파트너가 될 줄이야.
"재밌네.”
그가 또 특유의 미소를 시전하며 웃음을 흘렸다.
게다가 로맨스 페스티발에 참여한 귀족 영식들은 또 왜들 이러는건지.
“로엘 영애, 제 무릎에 당신의 발끝이라도 얹을 수 있는 영광을 주시렵니까?”
뭐야? 서브남주까지 자기 무릎에 흰 손수건을 얹으며 나를 애절하게 바라본다.
“우리 로엘이 바쁘다면?”
그의 말에 칼리스 공작이 비웃음을 흘리며 말했다.
엥? 우리 로엘? 이 인간이 나 몰래 버터 한통을 먹었나?
아니 이 원작 남주들은 왜 여주 놔두고 엑스트라 나부랭이한테 이러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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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과 소개글은 변경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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