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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짝 열린 문 틈으로 소리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문소리가 나지 않도록 조심하며 문을 열자 몸을 겹치고 있는 한쌍의 남녀가 보였다.
그리고 남자는 내가 너무나 잘 아는 사람이었다.
내 남편인 휴이렌 튜터.
"휴이. 이젠 정말 가야해. 다른 사람들이 기다릴거야."
"우리가 같이 온걸 아는데 기다리겠어? 오히려 지금 내려가면 왜이리 빨리 왔냐 그럴걸."
휴이렌은 키득거리며 말했다.
"그래도. 이 연회엔 부인도 있고.."
"그 여자가 있는게 이번이 처음도 아니잖아. 그러니 조금 더 나랑 같이 있어. 단 둘이 있는 시간을 얼마나 기다렸다고."
여자는 못이기는척 남자에게 기댔다.
어린 나이에 팔리듯 시집와 내게 맡겨지는 일들이 궂은 일인지도 모르고 살아왔는데, 남편의 바람 사실을 알아버렸다.
그것도 우리가 사는 이 집에서.
시부모님과, 그 친적들까지 챙기며 전전긍긍하던 지난 삶에 후회가 들었다.
"어쩌다 일이 이렇게까지 된걸까..?"
마음의 병이 몸으로도 온 것인지 곧 죽을 것이라는 말을 들었음에도, 남편과 시부모님은 신경도 쓰지 않았다.
그렇게 아무도 없는 밤, 쓸쓸히 다가오는 죽음을 맞이하려 했는데....
"아가씨, 일어나셨어요?"
결혼 전으로 돌아와버렸다!
나를 팔 수 있는 물건취급하는 아버지도,
나를 걸림돌처럼 생각하는 새어머니도 이젠 사양이다.
그래서 그를 찾아갔다.
바실리크 공국의 라시드 매그누스.
누구와도 결혼하지 않고, 여자에겐 관심이 없기로 유명했던 그사람.
그 사람이라면 내게 보호막이 되어 줄 수 있을거란 생각으로 계약결혼을 제안했다.
그가 후계자로 인정받고 나면 종료될 계약이었다.
분명 그랬는데...
"달리아. 계약서엔 분명 내가 후계자 임명식 후 이혼을 하는 것으로 적혀있어.
그렇다면 후계자 임명따위 받지 않으면 되겠군."
"하지만 분명 당신의 목표는..!"
"그것보다 더 중요한게 생긴 것 같거든."
나를 바라보며 위험하게 웃는 그를 바라보며 깨달았다.
이 사람은 이혼해 줄 생각이 없어!
아무래도 잘못된 선택을 한 것 같다.
앞으로 괜찮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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