あらすじ
위험이 도사리는 폐쇄된 도시에서 극한의 절망과 마주하는 인간 군상평범하기 그지없는 조용한 해안 도시 오랑에서 언젠가부터 거리로 나와 비틀거리다 죽어 가는 쥐 떼가 곳곳에서 발견된다. 저부 당국이 페스트를 선포하고 도시를 봉쇄하자 무방비 도시는 대혼란에 빠진다. 무서운 전염병이 휩쓰는 가운데 고립되어 버린 도시에서는 재앙에 대응하는 이들의 각기 다른 모습들이 묘사된다. 그중 하나는, 이 도시에서 이렁난 사태가 ‘이 고장 사람이 아닌’ 자신과는 ‘상관없는’ 일이라고 확신하는 기자 랑베르의 ‘도피적’ 태도이다. 랑베르는 자기가 사랑하는 여자가 기다리는 곳으로 돌아가기 위해, 즉 자신의 행복을 되찾기 위해 도시를 벗어나려고 한다. 둘째로, 파늘루 신부의 ‘초월적’ 태도다. 파늘루 신부는 어느 비바람 치는 일요일, 설교를 통해 이 재앙은 사악한 인간들에 대한 신의 ‘징벌’임을 역설하면서(“여러 형제들, 여러분은 그 불행을 겪어 마땅합니다.”(128쪽)) 재앙이 오히려 인간의 “길을 제시한다”고 주장한다. 도피, 초월적 태도에 이어 재앙에 대응하는 세 번째 태도는, 이 작품의 주요 주제인 ‘반항’이다. 토박이도 아니면서 마을에 머무는 미지의 인물 ‘타루’는 의사 리유를 찾아가 페스트와 싸우기 위해서는 자원봉사자들로 구성된 ‘보건대’를 조직해야 한다고 말한다. 리유는 파늘루 신부의 태도를 빗대 “체념하고서 페스트를 용인하는 것은 및니 사람이나 눈먼 사람이나 비겁한 사람의 태도일 수밖에” 없다며 그에 동의한다. 타루와 리유는 페스트, 즉 질병과 죽음에 맞서 싸우며 “이미 창조되어 있는 그대로의 세계를 거부하며 투쟁함으로써 진리의 길을” 걸어가려는(170쪽) 카뮈의 세계관을 그대로 보여 주는 인물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