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이드공X늑대인간수]
“가이드도 없으면서 몸 험하게 쓰는 건 하나도 안 변했네요.”
누군가가 청랑의 뒤에서 그를 빈틈없이 끌어안았다. 정신을 옥죄던 고통이 가시고 있었다. 이미 지문처럼 심장에 찍힌 그의 가이딩은 굳이 뒤를 돌아보지 않아도 누구인지 알게 해주었다.
“할 말도, 탓할 것도, 물을 것도 너무 많지만….”
아이 특유의 앳된 목소리가 완전히 가신 그 음성은 완연히 피어난 사내의 것이었다. 그는 혹여 놓칠 새라 청랑을 안은 팔은 단단하게 조여들었다. 청랑은 생각할 틈도 없이 목을 뒤로 돌렸다. 청랑의 어깨에 코를 묻은 누군가의 머리칼이 보였다.
색소가 옅은 머리칼. 춘배는 아이의 머리카락이 약하게 곱슬거리는 모습이 양 같다며 놀렸었다. 입술을 삐죽 내민 아이를 안아주며 사랑스럽다고 키스해주었었지. 혼을 놓고 바라보니, 어깨에 묻었던 그의 고개가 옆으로 틀어지며 감겼던 한쪽 눈이 떠졌다.
“일단 다시 만난 것부터 기뻐할래요.”
그의 눈에 확신이 피어났다. 그래선 안 된다. 그는 자신을 기억하면 안 되었다. 청랑은 고개를 저으며 부정했다.
“아니야. 다시 만났다니, 너 지금 뭔가 착각을 하는 거 같은데…. 윽!”
필사적으로 고개를 젓는 그때, 목 뒤에 따끔한 감각이 들었다. 그 부근을 더듬던 청랑이 그의 오른손을 보았다. 그는 비어있는 작은 주사기를 가지고 있었다. 믿겨지지 않는 장면에 청랑이 말을 더듬었다.
“너 지금…대체 뭐를….”
눈꺼풀이 자꾸 감겼다. 청랑은 눈을 뜨려 고집을 부렸으나 눈꺼풀 위에 태산이라도 얹어놓은 것 같았다. 흐려지는 시야 안에서 걱정할 것 없다는 듯 그가 미소를 짓고 있었다. 청랑은 이 태하의 뒤로 펼쳐진 풍경이 익숙하단 사실을 깨달았다.
…이곳은 태하를 처음 만났던 그곳이었다. 태하를 처음 만났던 그 곳에서, 청랑은 태하와 재회를 했다. 산도, 별종인 청랑도, 그 당시와 달라진 건 없었다. 달라진 거라면 말 그대로 한 손에 들어올 정도로 작았던 태하가, 청랑보다 커졌다는 점이었다.
시간은 아이를 훌쩍 키웠다.
“…태하….”
휘청이던 청랑은 아이의 이름을 읊조리며 앞으로 쓰러졌다. 눈이 감긴 청랑의 몸을 받쳐준 태하가 속삭였다.
“이제 다시는 내 곁을 떠날 생각 하지 마요.”
달콤한 목소리는 청랑의 의식을 잠기게 했다. 뒤이어 달려든 수마가 청랑의 의식을 덮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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