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한테도 널 붙잡아둘 족쇄 하나 정도는 있어야 공평하지. 안 그래?”
[#회귀복수물#계약연애#순조로운복수#근데연애쪽은]
가문도 가족도 다 잃고 4년 전으로 회귀했다. 이번엔 내가 철저하게 짓밟아줄게.
세상에서 제일 불쌍한 척하던 사촌 언니도, 그런 그녀와 보란 듯이 놀아난 가문의 약혼자도.
이 모든 판을 짜놓고 덫을 판 황후까지.
다신 너희가 황실을 차지하는 일은 없을 거야.
거대하고 뿌리 깊은 악의를 상대하기엔 힘도, 시간도 부족했다. 엘로이에게 선택지는 하나였다.
“황위 계승권자로 대공을 내세우는 수밖에 없어.”
다행히 그녀는 회귀 전, 신분을 숨긴 채 카르옌 대공의 비서로 일한 적이 있었다. 좀 까칠하긴 해도 능력 있고 금욕적인 남자였다.
“대공 전하께서 고민하시는 문제를 해결해드릴게요.”
“대가로 뭘 원하지? 계약결혼? 그것도 아니면 하룻밤 상대?”
“아뇨! 그건 좀… 곤란해요.”
저는 그냥 계약 연애 정도면 되는데요….
그런데 막상 시작된 계약 연애가 좀 이상했다.
“…전하?”
“하기로 했으면 제대로 해야지.”
가문을 부흥시키고 복수에 전념하느라 너무 늦게 눈치챘다. 카르옌의 보랏빛 눈동자에 처음과는 다른 열기가 깃들었다는 걸.
“헤어지면 그만인 고작 연인 사이라니. 그딴 얄팍한 끈을 끊고 어디로 도망가려고.”
“…도망이라니요. 제가 왜 그러겠어요.”
“그럼, 나도 맞춰볼까? 네 비밀.”
귓가를 간지럽히는 목소리가 지나치게 가까웠다. 엘로이는 두 눈을 질끈 감았다.
거기다 회귀 전, 남사친이었던 사제가 사실은 교황이란다. 이번엔 만날 일이 없을 거라 생각했었는데….
“다행이네요. 당신이 대공과 약혼이나 결혼한 사이가 아니라서.”
늘 신실하기 그지없다고 생각했던 벽안이 불순함으로 휘어졌다.
“사실 그렇다고 해도 영 방법이 없는 건 아니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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