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당의 딸 대신 저주 받아 죽는 가짜로 환생했다.
“이 아이로 하지.”
전생을 떠올리자마자 뭘 해보기도 전, 보육원에 찾아온 악당에게 입양된 최악의 상황.
‘정신 바짝 차려야 해! 저주로 죽을 때까지 남은 기간은 십 년. 그때까지 저주를 피할 방법을 찾자.’
살아남으리라 굳게 다짐하며 악당을 따라 공작가에 오게 되었는데…….
그런데 뭔가 이상하다? 이곳이 그 피도 눈물도 없는 잔혹한 악당 소굴이 맞는 걸까?
냉혹한 메인 악당 카스트로 공작님은,
“하고 싶은 대로 해. 누가 감히 카스트로에게 시비를 걸지?”
무서운 얼굴이지만 늘 내 의견을 존중해주고.
잔악하기로 유명한 카스트로의 마법사는,
“역시 우리 고양이 제자님이 최고라니까요.”
뭘 해도 날 칭찬해주는 좋은 스승님이고.
동갑내기 닮은 꼴 공자님은,
“내가 오빠고 넌 동생이니까 내가 지켜줄 건데?”
오빠라 우기긴 해도 든든한 친구나 다름없다.
게다가 원작의 또 다른 악당 2황자 세브리안도 자꾸만 내 주변을 맴도는데…….
***
“더 이상 능력을 쓰지 않기로 했잖아요!”
쁘띠 악당이 입가를 손등으로 닦으며 미소지었다.
“네가 위험했잖아.”
나는 한숨을 내쉰 뒤 쁘띠 악당에게 얼굴을 가까이 들이밀었다. 코를 킁킁거리자 쁘띠 악당이 부끄러운 척 두 눈을 깜박였다.
“공녀는 내 향기가 그렇게 좋아? 얼굴이 너무 가까운데.”
“피냄새나요. 손 주세요.”
교묘하게 옷에 문질러 증거를 없애려는 쁘띠 악당의 손을 저지했다.
“또 피를 토했어요.”
착잡한 심정으로 손수건을 꺼내 피 묻은 손을 잡고 닦았다.
쁘띠 악당이 초록빛 눈을 반짝이며 상큼한 미소를 건넸다.
“피를 토하는 게 낫지. 공녀의 손에 생채기가 나는 것보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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