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리아는 금지된 주술을 통해 악마를 소환했다.
바로 자신의 남편 엘리오, 그리고 그의 아이까지 버려두고 과거로 돌아가기 위해서.
“네 건강한 심장을 내게 다오. 그렇다면 녀석과 만나기 전으로 돌려보내주지.”
그녀는 자식에게까지 무정하고 싸늘한, 그럼에도 욕구는 살아 자신의 몸만 탐하는 남편을 도저히 참을 수 없었다.
게다가 그는 제 아내가 자신을 떠나지 못하도록 아이를 인질로 잡고 처가까지 무너뜨린 작자. 그렇기에 그녀가 그에게서 도망치기 위해선 단 하나, 그와 결혼하지 않은 과거로 회귀하는 방법 뿐이었다.
“얼마든지. 엘리오를 피할 수만 있다면 산 채로도 꺼내줄 수 있어.”
악마와의 거래 후, 다리아는 계약대로 15년 전으로 회귀했다.
조금만 뛰어도 터질 것만 같은 약한 심장을 갖게 되었지만 상관 없었다. 엘리오와 결혼하는 운명만 바꿀 수 있다면 다리아는 무엇이든 할 수 있었으니까.
다행히도 다리아는 엘리오와 가까워지지 않았고, 성인이 되어서는 왕국의 모두가 탐내는 신랑감 리카르도 대공과의 약혼 제안을 받고 행복한 나날들을 보낸다.
그런데..
***
"위험하니까 리카르도의 옆에 붙어있으라 했잖습니까. 왜 그와 함께하지 않은 거죠?"
"당신의 충고는 필요 없어요, 엘리오. 그리고, 왜 내가 위험할 때마다 어찌 알고 구하러 오는 거죠?"
"우연일 뿐입니다. 그리고 난 그저 내 친우가 사랑하는 사람을 구하려는 것 뿐이고요."
아무것도 기억할 리 없는 엘리오가 자꾸만 주변을 맴돈다.
그와의 질긴 연을 어떻게든 끊어내려 했지만, 왜인지 그는 나와 적당한 거리를 유지한 채로 계속 주변에 남아있었다.
그리고 그의 존재는 목에 걸린 가시처럼 거슬려서 자꾸만 다리아의 시선을 뺏어가는 것이었다.
"제발 내 눈앞에서 사라져줘요, 엘리오. 당신의 존재만으로 난 불행해지는 것 같으니까."
".. 알겠습니다. 당신이 원한다면 얼마든지."
잔뜩 날이 선 말에도 그는 그답지 않게 고분고분 응했다.
그럴 수록 다리아의 마음 속엔 죄책감, 그리고 잊고 있던 미련이 안개처럼 피어올랐다.
거기다 시간이 지날 수록 과거, 그리고 현재 엘리오에 대한 숨겨진 비밀들이 다리아를 향해 파도처럼 덮쳐오기 시작하는데..
과연, 다리아는 엘리오와의 지옥같던 굴레에서 벗어나 새로운 삶을 살아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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