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 같은 현생의 삶.
불행의 굴레를 돌고 돌아 유서 깊은 가문의 잃어버린 손녀로 빙의했다.
인생 좀 펴는 건가 싶었지만, 이곳에서도 투명 인간 취급이었다.
‘잘 됐어. 그냥 조용히 살지 뭐.’
그나마 가진 건 동물을 다루는 잔재주 뿐.
할 일도 없겠다, 평소 즐기던 낚시나 하는데
하필 잡은 물고기가 흑막 수룡왕이었다.
“날 낚았으니 책임져야지.”
“내 신부가 돼서 일해. 1년 동안.”
될 대로 되라 싶어 응하기로 했다.
*
갈수록 뭔가 이상했다.
수룡왕은 생각보다 병약했고, 갈수록 증세는 심해졌다.
“이블리, 네 능력은 진짜인가? 어째서 네가 만지면 더 아픈 거지?”
그럴 리 없다고, 다른 의사를 불러주겠다고 하자,
미간을 찌푸린 그는 허리를 당겨 안으며 속삭였다.
“신부가 남편을 먼저 돌봐야겠지. 안 그래?”
즐거운 듯 나른한 웃음을 흘리는 이 남자.
중얼거리는 목소리에 진심이 가득 배어났다.
“귀책 사유가 이리 많아서야...이혼은 어렵겠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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