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벗어.”
메이시는 가족에게 착취당한 대리 화가다.
그녀는 태어날 때부터 발현한 네임의 저주 탓에 다리를 절고 손이 굳어가고 있었다.
이 저주를 푸는 유일한 방법은 네임의 주인과 접촉하는 것 뿐. 우연히 찾아온 기회로 네임의 주인을 만나 치료를 받게 되었다.
“예?”
“벗으라고. 귀도 먹은 건가?”
“아, 아, 아니. 아니요, 그게…… 옷을 벗으라고요?”
***
오해가 있었으나 우리는 그런대로 잘 지내고 있었다.
그를 향한 마음은 갈수록 커지지만, 그의 뜻대로 밤에만 만나고 밖에선 서로를 모른 척 한 채
그런데.
“이제 온 건가?”
그녀가 도착했을 땐 이미 거친 불길에 휩싸여 오두막이 아슬아슬하게 서 있었다. 메이시가 쌓아 온 모든 것이 천천히 조각나고 부서진다.
“왜 당신이…… 저기서 나와요?”
“내가 불지른 거니까.”
“네? 제 그림은요?”
“불바다가 되는데 유화 기름이 한몫을 톡톡히 했지.”
그의 태도가 전혀 실수라고 볼 수 없을 정도로 권태로웠지만, 메이시는 어떻게든 머릿속으로 그럴듯한 핑계를 찾았다.
그의 말이 사실이도록. 그가 정말 실수로 불을 지른 것이도록.
그녀가 목숨처럼 아끼는 그림을 일부러 불태운 것이 아니도록.
“왜 우는 거지? 내가 네 손발을 움직일 수 있게 해줬으니, 네가 그린 그림도 내 것이야. 손해는 내가 본 거야, 메이시.”
그러나 그의 어긋난 사랑을 못 견디고 도망쳤다. 멀리 달아났다.
“버젓이 몸에 내 이름을 달고, 벗어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나?”
그런데 그가 다시 찾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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