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데없이 오메가로 발현하고 원나잇해버렸다.
그것도 하필이면 우성알파 남주 ‘칼더’하고!
“…저 짤리나요?”
하지만 그 모든 충격은 내 직업이 오메가한텐 금지되어 있다는 현실적인 위기 앞에 아무것도 아니었다.
‘안 돼, 이 그지 같은 신분제에서 겨우 취업했는데!’
그래서 10년 지기 앙숙인 칼더에게 염치불고하고 부탁했다.
내가 오메가라는 것을 숨겨 달라고.
“저 빚 많은 거지에요. 제발 사람 살리는 셈 치고…….”
“좋아.”
“……한 번만, 엥?”
너무 순순히 나온 답에 의아해할 무렵, 칼더는 나른하게 웃으며 말했다.
“대신 책임져.”
예? 제가 뭘요?
*
어쩌다 보니 순결한 남주를 더럽히게 된 나였지만, 원작의 흐름까지 막을 수는 없었다.
‘더는 못 버티겠어.’
그래서 나는 퇴직서 한 장만을 남기고 야반도주했다.
그런데…….
“나를 버리고 선택한 새끼가 겨우 저거야?”
잡혀버렸다.
침착하게 돌아버린 칼더의 얼굴에 나는 다급히 외쳤다.
“오, 오해야! 그는 관계 없으니 제발 놔……!”
“틀렸어.”
칼더는 내 얼굴을 틀어쥐며 말했다.
“저 새끼를 위해 변명할 게 아니라, 나를 사랑한다는 말부터 했어야지.”
나를 버린 적이 없다고도.
그렇게 말하며 그는 각인하듯 내 목에 이를 박아넣었다.
이제 벌을 받을 시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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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 Mañana de verano, 1895. Robert William Vonno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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