あらすじ
망돌 출신 김유로는 이름이 같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뮤지컬 <레치스>의 조연 ‘유로 레치스’로 캐스팅되었다.
그렇게 남은 인생을 뮤지컬 배우로 보낼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자신이 죽는 초반 부를 연기하다가 진짜 죽어 버린 게 문제였다.
아니, 그보다 더 큰 문제는작품 속 ‘유로 레치스’에 빙의되었다는 사실이었다.
여기서도 칼에 찔려 죽지 않으려면 방법은 딱 하나.
모든 일의 원흉인 누나의 정략결혼부터 막는 것이었다.
“공주가 아니라 왕자가 올 줄은 몰랐군요.”
“그게…… 꼭 여자여야 한다는 말은 없어서.”
악역 스피오렌 공작과 약혼까진 어떻게 처리했지만,
비극을 막기 위해선 해야만 하는 일이 하나 더 있었다.
바로 스피오렌 공작 가에 대대로 내려오는 광증을 해결하는 것.
“저기, 주무실 때 자장가를 불러드려도 될까요?”
“……마음대로 하시죠.”
제 예상과는 달리 훨씬 다정한 스피오렌 공작에게 접근해
밤 마다 자장가를 불러준다는 핑계로 수면제를 먹이고
그와의 동침을 감행했다. 어디까지나 의료 행위에 불과하니까!
‘광증만 나으면 무조건 뜬다!’
***
“내가 요즘 잠을 못 자.”
“무슨 개수작이에요, 또.”
웃기는 소리였다. 스피오렌 공작의 오랜 불면증은 이미 다 나아진 지 오래였고, 그 어려운 일을 해낸 사람이 바로 눈앞의 유로 레치스였다.
그런데 그런 제 앞에서 불면증이 도졌다고 거짓말하다니. 광증이 없어지고 나니 할 일이 없는 모양이었다.
“정말이야. 못 믿겠으면 다른 새끼들을 불러다 물어봐도 돼.”
“그럼 약 드세요.”
유로는 건성으로 대답하며 스피오렌 공작을 지나치려 했다. 그러자 그가 유로의 손목을 잡아당기며 제법 필사적인 표정을 지었다.
“이건 또 무슨 장난인가요? 제 앞에서 연기는 그만하시죠. 전 이제 공작 각하와 별로 엮이고 싶지 않습니다.”
“버릇을 개같이 들여놨어.”
“네?”
“네가 내 버릇을 개같이 들여놨다고.”
“…….”
“네가 옆에 없으면 잠을 못 자.”
“…….”
“밤마다 내 침실에 몰래 들어왔잖아. 씨발, 그게 버릇이 된 모양이야. 그러니까 유로……. 이건 네 탓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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