あらすじ
당대 한국 문학의 가장 현대적이면서도 첨예한 작가들과 함께하는<현대문학 핀 시리즈> 소설선 마흔다섯 번째 책 출간! 당대 한국 문학의 가장 현대적이면서도 첨예한 작가들을 선정, 신작 시와 소설을 수록하는 월간 『현대문학』의 특집 지면 〈현대문학 핀 시리즈〉의 마흔다섯 번째 소설선, 천희란의 『K의 장례』가 출간되었다. 2022년 『현대문학』 5월호에 발표한 소설을 퇴고해 내놓은 이번 작품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작가 K의 죽음을 둘러싼 미스터리한 상황에서 전개되는 두 여자 소설가의 이야기다. K와 인생을 맞바꾸고 유령작가로 산 여자와 아버지와의 혈연을 부정하고 자기만의 세계 속에서 산 여자. 생면부지의 그 둘을 이어주는 돌연한 K의 죽음은 그들이 자신의 본명과 정체성을 찾아가게 되는 현실 인식의 시간이 된다. 섬세한 심리 묘사와 극적인 긴박감으로 그려낸 소설이다.“우리가 서로의 인생을 훔친다면그것은 제법 공정한 거래이지 않겠습니까?”나는 『K의 장례』를 진지한 존경에 관한 이야기로 읽는다. 진지한 존경에는 항상 배반감이 수반되기 때문이다. (……) 인생의 전반부를 지나는 지금 (다소 끔찍하지만 백세 시대라는 것을 전제했을 때의 이야기다) 그간 숭배에 가까운 존경과 사랑으로 표상되어왔던 모든 존재들에 의문을 갖는 것을 넘어서, 딱히 부정하지도 거부하지도 않는 순간 대상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도 있다는 것을 배웠다. 죽음과 더불어 이 작품에 자주 등장하는 단어, ‘자유’다. 작가 천희란이 여태껏 살아오면서 얼마나 많은 대상을 진지하게 사랑하고 존경하고 그 사랑과 존경에 책임을 지려하고 최선을 다했는지 나는 증언할 수 있다. (……) 언제나 정직하기에 그만큼 농밀한 문장을 끊임없이 써내려가는 작가가 내내 자유롭기를, 그 자신이 늘 원했듯, 실제로 죽지 않고 죽음에 육박하는 작품을 쓰기 위해 용기 내서 책상에 앉아주기를 바란다.-박민정, 「발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