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다 한 방울 없는 극 고구마 후회물 빌런에 빙의했다!
남주와 여주를 강제로 결혼 시킨 아젤리아 에르티에넨.
어린 원작 여주를 지속적으로 학대하고,
결정적으로 그녀를 협박해 남주에게서 도망치게 한 원인 제공자.
나의 최후는 남주에게 눈과 혀를 잃은 채 제국에서 추방 당할 예정이었다.
그나마 다행인 건 여주가 아직 원작에서 12년이나 전인 6살 이라는 것 정도.
"내가 먼저 그 집안과 결혼하면 되잖아."
마침 남주의 형이 나와 나이가 비슷한 미혼이었다.
그 남자는 두 가지 이유로 유명했다.
아름다운 상반신, 방탕한 하반신으로.
***
내 도움으로 모든 도적을 소탕한 날이었다.
"공녀의 말이 정말이더군. 원하는 게 뭐지?"
"저와 결혼해주세요."
"공녀. 농담하지 마."
"1년. 딱 1년만 결혼을 유지해주시면 그 다음엔 더 큰 정보를 드리죠."
그와의 시한부 결혼 생활이 시작되었다.
***
1년은 금방이었다.
퇴근 후 낙이라고는 로판 보는 거 밖에 없던 K-직장인인 나.
다 년간 다져진 사회생활 짬이 빛을 발했다.
"내 며느리야. 손대지 마."
나를 탐탁치 않게 여기던 시어머니에게도 인정 받고,
"비전하가 계시지 않았다면 저희 영지는 금방 망했을 겁니다."
영지민에게도 예쁨 받고,
"비전하께서 배당해주신 예산 덕에 새로운 무기를 샀습니다."
기사단도 나를 좋아해.
"오늘은 꼭 아빠랑 저 멀리 새를 보러 가요. 응?"
게다가 쑥쑥 자라난 여주의 신뢰도 듬뿍 받았다.
모든 것이 순조로웠다.
그리고 마침내 우리 결혼의 마지막 날.
나는 그에게 편지를 남겨두고 여주와 함께 저택을 빠져나왔다.
***
제국을 떠나기 직전, 그가 나를 찾아왔다.
“아젤리아. 대답해 줘. 단 한 순간도 우리의 결혼 생활이 진짜였던 적은 없었나?”
단순히 남주의 형이라 생각했는데?
질문하는 그의 얼굴이 너무나 절박해 보였다.
#미계약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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