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계가 인소를 모방하고 있음을 깨달았다.
피할 수 없으면 즐기라 했던가.
사대천왕이든 세계 서열이든 '아 너는 그런 설정이구나?'하며 지내기로 했다.
그러던 중 남주들과 과하게 친해지면 나와 관련된 기억이 조금씩 지워진다는 것을 알아냈다.
그래도 괜찮았다. 이 평화로운 세계에 발을 붙이고 있을 수만 있다면, 뭐든.
분명 그랬는데.
[ERROR!]
[ERROR!]
[ERROR!]
…
[ERROR?]
평화로운 인소 속에 빌어먹을 오류가 침투하기 시작했다.
그것도 내게 아주 익숙한.
[훼손된 ?급 던전, '아라크네의 인형극'이 발견되었습니다.]
인소가 현판으로 장르를 이탈했다.
……내 평화 돌려줘.
***
"다 저리 가! 시원이는 내가 제일 예쁘다고 했어!"
인소의 여주인공이 과할정도로 내게만 집착하고.
"내가 그랬지. 나는 너 친구로 생각한다고. 함부로 멀어지지마, 한시원."
"시원아, 나 좋아한다고 하지 않았어?"
"내 옆에 있어. 나도 네 옆에 있을테니까."
"세상에, 시원이가 먼저 나 꼬셔놓고 방치한다!"
이유는 몰라도 남주들이 돌았다. 나한테.
"죽지마. 살 이유는 내가 만들어줄테니."
이 애들도 버거운데 이 세계의 진실과 가장 가까이 맞닿아 있는 히든 남주마저 날 애틋하게 본다.
그래, 너희는 인소 로맨스 찍어라.
나는 생존물 찍을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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