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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셨어요."
지겨워 죽겠다는 마음을 숨기지 못한 목소리에 칼리드는 아주 유쾌해졌다.
"응. 나 보고 싶었어?"
"……."
"또 나만 가슴 졸였지. 이래서 외사랑은 서글퍼."
커다란 남자가 어울리지도 않는 애교로 무장해 투정을 부렸다.
비비안은 남자의 얼굴을 보지 않도록 조심하며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용건이요."
얼른 필요한 걸 말하고 사라져 주었으면 했다.
이 남자와 알기 전의 과거가 사무치게 그리웠다.
왜 하필 그런 ‘능력’을 가져서는.
"너무해. 오랜만에 본 사람한테 그렇게 밖에 못해?"
"네. 그러니까 용건이요."
"알면서."
"하아……. 잠깐만 기다리세요."
"얼굴 좀 보여주면 안 돼? 대화는 상대방의 눈을 보면서 하는 거라고, 내가 몇 번이나 얘기했잖아, 비비."
***
경력직 편순이로서, 평소와 다름 없이 교대 후 물건을 정리하고 있을 때였다.
느닷없이 유리창을 박살내며 들어온 자동차에 허망하고 짧은 생을 마감했다.
하지만 눈을 뜨니, 내가 마법사란다.
어쩌면 이 세상에 유일무이한.
다른 마법사를 찾을 때까지, 마법사의 명예를 되찾을 때까지는 어떻게든 들키지 않고 숨어 지내야만 했다.
"세상에. 잡화점 노파가 이렇게 아리따운 레이디였을 줄이야."
"……."
"심지어 마법사라니. 죽기 전에 이렇게 예쁜 마나를 보게 될 줄 몰랐어, 자기야."
환영 마법조차 간파한 그는, 비비안의 진짜 얼굴을 바라보며 근사하게 미소 지었다.
아르바일의 미친개, 황제의 번견, 귀족 도살자.
그리고 이 '마법사의 거리'인 암흑가의 주인.
칼리드 램버트.
"오랜만에 사는 게 재밌겠다. 나 막 두근거려."
정말로 기쁜 듯 환하게 웃는 남자를 보며, 비비안의 등은 식은땀으로 축축하게 젖어갔다.
평화롭고 안락한 삶은 물 건너 갔다.
나, 이 남자에게서 벗어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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